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6일 성인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 가정의 의미를 담은 각종 기념일이 5월 한 달에 다 들어있어 그렇게 부른다. 올해 가정의 달은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거리두기해제에 이어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게 되어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지난주는 어린이날에서 어버이날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가족을 동반한 나들이객들의 이동이 많아 곳곳에서 교통 체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동안 비대면으로만 가능했던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가 허용되면서 노부모와 자녀들이 오랜만에 직접 상봉을 하게 된 건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5가정의 달에 매양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아동·노인학대와 같은 안 좋은 뉴스를 유독 5월에 더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정폭력은 대부분 가족에 의해, 은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사태가 정말 심각해진 후에야 외부에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안 일이라고 쉬쉬하며 감추려 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까지 사실을 숨겨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핵가족화 산업화 추세에 따라 맞벌이가정, 이혼가정, 결손가정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와 함께 아동학대와 같은 가정 내 폭력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문제는 이제 가정 내부의 일이라고 그냥 내버려 둘 수위를 이미 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단위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가정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사회를 무너뜨리는 일종의 사회적 병리 현상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런 가정 내 폭력과 학대 문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한마디로 폭력의 악순환이 고리처럼 연결된다는 말이다. 즉 어릴 때 아버지의 폭력을 경험한 자녀가 가정폭력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은연중에 폭력을 학습, 성장한 후에 자기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는 이치다. 실제 조사결과 자기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편의 약 절반가량이 어린 시절 폭력가정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돌봐줄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과 대책도 절실하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은 202019.6%, 2000년 대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1인 가구 노인들은 가족이나 이웃과 사회적 교류가 단절된 채 고독사 등 위험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와 국민 소득에서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그 빛이 환할수록 어둠도 깊게 마련이다.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는 경제적으로 가난할 때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 옛말에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국가가 세금을 쏟아부어도 복지 사각지대는 사라지지 않다는 말이다.

결국, 그 빈자리는 교회가 채워야 한다. 그게 교회의 사명이다. 교회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한때 겨우 비대면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 내에서 소모임과 식사는 꿈도 못 꿨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게 자율방역으로 바뀌었다.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코로나 등 이런저런 핑계로 미뤘던 구제와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2년여 코로나로 누구보다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온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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