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식 장로.
심영식 장로.

호국보훈의 달 6월이다. 61일 의병의 날을 비롯해, 6일 현충일, 10일 민주항쟁 기념일, 256.25전쟁일 등 나라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난 기념일들만 봐도 왜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목숨 바쳐 조국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보답하는 달이다.

하지만 말로는 호국보훈의 달을 기리자고 외치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무디다. 이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쏟아지는 총탄에도 굴하지 않았던 그들의 불굴의 정신을 기리기는커녕, 무관심하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그저 과거의 역사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이처럼 젊은이들의 안보의식이 오늘에 이른 것은 모두 기성세대들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안보를 그저 정쟁의 도구로만 삼음에 따라, 이를 보는 젊은 세대들은 피로감을 느꼈고 안보에 대한 관심을 멀리하게 됐다. 그 결과 남과 북이 대치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임에도, 위기의식은 온데간데없다.

우리는 안보의식이 땅에 떨어졌을 때 얼마나 위험한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다. 특히 국가가 강력한 국방력을 갖춰야만 된다는 사실도 작금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도 간접 체험하고 있다. 국방력의 첫걸음은 바로 안보의식에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전을 결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아무리 상대가 강하더라도 자신의 나라와 민족을 지키겠다는 투철한 안보의식이야말로 백전불태(百戰不殆)’의 결과를 불러온다.

지금이야말로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상황이다. 잠깐 평화의 훈풍이 불어오긴 했지만, 북한의 연일 무력도발은 평화의 분위기를 차갑게 식혀버렸다. 오히려 연일 미사일 도발을 하고, 핵실험까지 강행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보의식 실종은 정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그나마 최근 윤석열 정부와 미국이 강력한 한민동맹 체제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어 다행이다.

이제는 내부적으로 안보의식 강화에 힘쓸 때이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분열과 갈등으로 하나 되지 못하고, 서로를 헐뜯기 바쁜 우리가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최근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결과를 보면 여전히 지역, 남녀, 세대, 이념, 노사, 빈부 등 수많은 갈등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내부적으로 하나가 되지 못하는데, 어떻게 외부세력에 대응할 수 있을까. 강한 풍랑을 맞은 배가 있다고 치자, 그런데 배에 구멍이 나있으면 우선 구멍부터 메워야 강한 풍랑에 좌초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보의식 강화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까. 그것은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부터 철저한 안보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맞춘 다양한 매체를 통한 안보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순국선열들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수많은 위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목숨을 바쳐 지켜냈는지 주지시켜야 한다.

한국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분열과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화합과 일치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 물론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한국교회의 하나 됨이다.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가 되어 이 나라와 민족이 주님 안에서 일치되길 간절히 소망해야 한다. 그리고 3대 세습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북한 동포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무엇보다 한반도 전체에 평화가 깃들길 염원해야 한다. 6월 호국보훈의 달, 다시 한 번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온전히 세우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나가길 진심으로 소원한다.

한국기독교인연합회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기념관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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