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 연 교수
장 보 연 교수

얼마 전 <한국경제>는 "엄마 아프지 않게" 의사를 꿈꾸던 12살 소년이 5명에게 새 삶을 주고 하늘로 간 고(故) 김상현(12)군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보도했다. 또 연합뉴스는 20대·50대 남성 2명이 총 9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갔다고 보도했다. 아직 우리사회는 생명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 김상현군은 의사가 꿈이었다. 김 군은 그 꿈을 펼치지 못하고 원인불명의 뇌출혈로 지난달 23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 장기를 기증하고 숨졌다. 김 군은 또래 친구 다섯 명에게 새생명을 주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6일 새벽 극심한 두통으로 아파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김군은 원인불명 뇌출혈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군의 부모는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의 진단에도 "살려만 달라. 다시 눈을 뜰 것이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빠지는 아들을 보며, 부모는 '착한 아이였으니 좋은 일 하면서 보내주자'라는 마음에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김군은 5명의 또래에게 심장, 좌 우 신장, 간장, 양측 폐장을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

김군은 여느 친구들과 같이 동네를 누비는 것을 좋아하는 꿈 많은 어린 친구였다고 한다. 김군은 2009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2남 중 첫째로 태어났고, 조용하고 진중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다고 한다. 특히 상현군은 엄마에게 살가운 아들이었다. 가끔 엄마가 몸이 아프다고 하면 "엄마 아프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부모에게는 효자아들이었다.

김군의 아버지는 "장기를 기증받은 친구들이 행복해했으면 좋겠고, 성인이 돼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며 "‘상현아, 엄마, 아빠, 동생 모두 상현이가 건강히 잘 지내길 바랄게. 이 순간에도 잊지 못할거고, 평생 너와 함께 할테니 하늘에서도 아프지 말고 잘 지내.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부친의 말을 그대로 보도했다.

김군의 초등학교 4학년 동생은 "‘형, 잘가! 좋은 곳으로 가!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가슴이 미어지는 상황에서도 가족들은 아들의 생명 나눔이 곧 이세상사람이 아닌 아들의 행복임을 일 깨워준다. 혼자만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인간들에게 김군은 마음을 열어 너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라고 촉구하는 것은 아닌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연합뉴스는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50대 남성 2명이 장기기증으로 환자 9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태선(26)씨와 황재성(58)씨가 장기를 기증하고 숨졌다고 16일 밝혔다. 직장을 다니면서 음악방송 유튜브 채널(I just like music)을 운영하던 지씨는 지난 5일 지인들과 모임 중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뇌사 판정을 받고,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가족들은 이후 지씨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기증원측은 지씨가 지난 8일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 췌장을 기증해 6명을 살렸다고 전했다. 황씨는 올해 1월 뇌경색으로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상태가 악화했다. 가족들은 17년 전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했던 황씨의 뜻에 땅다 지난 10일 황씨의 간과 양쪽 신장을 환자 3명에게 기증했다.
김군과 지씨, 그리고 황씨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이들의 생명은 그 누군가에게 전해져 숨쉬고 있다. 이들은 죽지 않았다. 혼자만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이기적인 사회에서 이 세사람의 생명 나눔 이야기는 큰 감동을 준다. 삭막한 세상을 살맛나게 만들어준다. 이 세사람은 모두 14명에게 새 생명을 주었다.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