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서 영 목사
정 서 영 목사

72년 전 한반도 전역에 울려 퍼진 총성은 오늘까지도 분단의 상처로 남아 가슴을 후비고 있다. 한민족이 서로를 향해 방아쇠를 겨누고, 포탄을 날리는 등 동족상잔의 비극은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6.25한국전쟁 72주년을 맞아 피와 땀으로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나선 순국선열들의 고귀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변방의 먼 나라까지 와서 전투, 의료, 물자, 전후복구 사업 등으로 힘을 보태준 수많은 나라의 참전용사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오늘 위기에 처한 한반도의 정세 속에서 이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국방을 튼튼하게 하고, 부국강병의 나라로 평화통일, 복음통일의 길을 활짝 열기를 소망한다. 

이렇게 소중하고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아픔의 역사이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의 현실 속에서 6.25전쟁을 온전히 기억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젊은 세대들이 6.25전쟁에 대해 왜곡된 사실을 진실로 믿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6.25전쟁이 북침인지, 남침인지조차도 헷갈려하는 대학생들이 있을 정도니, 우리나라 안보의식이 얼마나 실종됐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분명한 것은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남침하면서 일어난 비극이다. 그 어떠한 말로도, 어떠한 이유로도 설명할 수 없는 명백한 북한의 잘못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역사의 진실을 호도한다면,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연일 무력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행태를 보면서,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간접적으로 지켜보면서 국방력 강화와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무엇보다 나라와 민족을 지키겠다는 안보의식 강화야말로 ‘명약관화’(明若觀火)다. 그러기 위해선 모두가 6.25한국전쟁에 대한 바른 역사의식과 함께 두 번 다시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지 않겠다는 각오부터 다져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북한의 도발에 더는 끌려 다니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강력한 한미동맹 체제를 외친 윤석열 정부에 기대를 걸어본다. 국가의 안위를 위한 행동에 주저함이 없어야 하며,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한반도의 정세를 위협하는 세력에는 추호의 타협 없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물론 안보강화에 앞서 선행되어야할 조건이 있다. 그것은 작금의 우리나라를 위기에 빠트리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폭풍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념갈등은 물론, 지역, 남녀, 세대, 빈부, 노사 등 수많은 갈등 속에서 소중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하나가 되지 못하는데, 어떻게 외부의 공격에 당해낼 수 있단 말인가. 이제라도 분열과 갈등의 굴레를 끊고, 대통합, 대화합과 일치의 길로 걸어가야 한다. 폭풍에 배가 기울었는데, 서로 탓만 하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말대로 지금은 경제위기 태풍권에 있다. 이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서로 잘났다고 하는데 시간을 허비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우선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눈앞에 닥친 위기극복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해결됐다면 외부적으로 나라사랑 정신을 확산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한국교회가 하길 소망한다. 한국교회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라와 민족을 지켜낸 장본인이다. 주기철, 손양원 목사 등 수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순교를 택한 사실만 봐도 오늘 한국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은 쉽게 나온다. 한국교회는 믿음의 선진들이 보여준 애국정신을 아로 새기고, 오늘 우리 사회와 국민을 향해 나라사랑 정신을 바르게 전해야 한다. 그리고 민족통일, 복음통일, 평화통일이 길로 갈 수 있도록 통회자복하고 각성해 무릎 꿇고 기도해야 하다. 그리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위해 목숨을 바쳐 희생한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사실과, 그 희생정신의 의미를 다음세대에 물려주는 역할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본지 상임논설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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