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헌 철 목사
서 헌 철 목사

오래전 사촌 형님들의 권유도 있고 하여, 자손들이 주위의 친지 등에게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기 위해 형제들이 아버님 묘지에 비석을 새롭게 세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거론되었었으나,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지내고들 있으니 아직 시기가 아닌 것 같다.’라고 하여 무산된 일이 있었다.

 그 이후 두 달여 남짓, 갑자기 윤달을 말하며, 합장을 거론 하기에 깜짝 놀랐으나 '그리하려면 아버님의 산소가 있는 선영으로 합장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니 이제는 그곳에는 대나무가 많고, 당시와는 달리 전망도 좋지 않아져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어머님을 모신 산소로 이장 합장하자는 이야기로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형제 우애를 위하여 꾹 참고 ‘동생들이 원하면, 다른 형제들을 이해시키고 그리해라 나야 하나님을 믿으니 어느 때든 관계가 없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이 아픈 것은 당신들의 살아생전에 그토록 원하셨던 자리를 한두 자식들이 별 의미도 없는 명분을 주장으로 산소를 이장해야 한다는데 ‘청개구리가 따로 없구나, 내가 곧 청개구리가 되는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아팠다. 그러나 개중에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고 또한 그렇지 못한 형제도 있어 이장 절차를 ‘교회식 곧 하나님께 예배하는 절차로 이끌어 형제들은 물론 그 가족까지도 모두가 예수님 믿고 구원의 복을 받아 누리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자’ 하는 생각으로 묻어 두기로 했다. ‘아버님은 평신도로 일찍 거룩하고도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가시고, 어머님은 권사가 되시어 변함없이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며 교회를 섬기며, 기도로써 9남매를 양육하셨음으로, 이까지도 거절하는 것은 자식들의 도리가 아니다’라는 말로 설득하였다.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성공하고, 잘되고 못 되고 등에 집착하다 보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망각하는 행동들에 취해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것을 틈타 엉뚱하게도 무당, 점쟁이 등이 도로가에, 지하철 주변에, 백화점 내, 할인마트 등에 진을 치고 심지어 호객 행위를 하며 사람들을 미혹하기도 한다. 그럴수록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복음 전도에 열정을 갖고 기도하기도 하지만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무당, 점쟁이 등과 손을 마주잡기도 한다. 탈 종교회 일까? "비둘기 같이 순결하고 뱀같이 지혜로우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가슴의 실천일까? 때로는 어리둥절 할 때가 있다.

 흔히들 명당(明堂)이란 풍수(風水)의 용어가 되어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로 둘러싸인 요지로 인식한다. 하지만 그 본뜻은 글자 그대로 "밝게 비추는 마루", 즉 임금이 정치를 할때 "천하를 밝히는 대청마루"일 뿐이다. 지금 말로 하면 대통령의 집무실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풍수지리에 의한 묘터나 집터와는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본시 왕의 집무실이라면 만인이 우러러보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을 법도 한 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았다. 역대의 천자(天子)라고 자처하는 자들이 다투어 명당들을 너무 호화롭게 꾸몄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온갖 묘안을 다 짜내게 되고 그것은 또 극심한 민폐(民弊)로 이어졌다. 진시황(秦始皇)의 아방궁(阿房宮)은 대표적인 예이며 후에 한무제(漢武帝)나 당(唐)나라 때의 측천무후(則天武后)도 그러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명당(明堂)이라하면 도리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고 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명당(明堂)은 무슨 놈의 명당!"[정석원==한양대 교수( 중국문화) 문화가 흐르는 한자에서].

 그런데 우리는 중국의 문화였던 명당(明堂)을 자신들의 복을 받는 비결로 생각하는 것일까? 집터, 묘터, 청사 등 명당(明堂)을 찾는다면 이야말로 ‘거꾸로 가는 인생이 아닌가?’ 하나님께서는 사도바울을 통해 명 하신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16:31)

한국장로교신학 연구원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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