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3년여 만에 해제되면서 교회들마다 각종 여름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일선 교회들은 코로나 방역으로 중단했던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청소년들의 신앙을 일깨우는 귀중한 시간으로 삼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선 교회뿐 아니라 청소년 사역 전문기관들이 주최하는 여름 청소년 수련회도 등록이 조기에 마감되는 등 일부 과열 조짐이 우려될 정도다. 이는 코로나19로 한껏 움츠렸던 청소년 사역 현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최근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의 출현으로 대유행이 예고된 현실에서는 덜컥 걱정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코로나19 변이의 확산으로 지난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명대를 육박하고 있다. 이는 그 전주에 비해 약 2~3배나 늘어난 수치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동이 빈번한 여름 휴가철이 겹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불안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 재유행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여름 행사 준비에 한창인 교회들마다 비상이 걸렸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모든 교회가 대면 예배로 전환하는 등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시점에 만약 교회에서 예전과 같은 집단 감염이 다시 벌어진다면 그 혼란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주일 예배의 경우, 교회들마다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어서 아직 그 정도까지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전국 대부분의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발열 체크 등을 재개하는 등 방역당국 보다 더 강화된 거리두기를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년여간 일부 교회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로 인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한없이 추락한 것을 생각할 때 조금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변이의 확산으로 재유행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한국교회는 다시 선택의 기로 위에 서 있는 듯하다. 거리두기가 모두 해제된 마당에 3년간 중단됐던 여름 행사를 지레 겁을 먹고 모두 접을 수는 없다.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며 이날을 기다려왔던가. 그렇다고 무턱대고 밀고 나갔다가 만에 하나라도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다면 바라던 목표가 큰 고통과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언제든 집단 감염이 일어날 것이란 가정하에 만만의 준비를 하자는 거다. 그렇게 되면 불행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불요불급한 행사와 프로그램은 최대한 줄이되 무엇보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린 청소년들은 자칫 들뜬 마음에 기본 수칙을 무시하거나 흘려듣기 쉽다. 관리하는 교사나 책임자는 이점을 특히 신경 쓰면서 지도 감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미리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사태가 벌어진 후에 뒷수습하는 어리석음을 일컫는 비유다. 한국교회가 이번 여름에 특히 유념해야 할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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