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베드로 목사.
현베드로 목사.

수도권이 연일 내린 폭우로 인해 물바다가 됐다. 장마전선은 끝났다는 날씨예보가 무색하리만큼, 400mm에 육박하는 기록적 폭우로 수도권 곳곳이 모두 잠겼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번 비로 사망 8, 실종 6, 부상 9(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9일 오전 11시 기준) 등의 인재피해가 났다. 여기에 더해 시설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 또한 집계를 보면 시설 피해는 서울과 인천, 강원, 경기 등 765(공공 16, 사유 749)으로 잠정 집계됐다는 보도다. 말 그대로 수도권 전역에 흩뿌린 물폭탄으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천재지변이라고는 하지만,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는 분명 원인이 있다. 어찌 보면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무분별한 발전을 위해 창조질서를 짓밟은 결과다. 최근 폭우와 지진, 폭설, 폭염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후는 모두 인간이 자연을 훼손했기에 발생한 것들이다. 2년이 넘도록 마스크를 벗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는 코로나19와 각종 전염병 역시 창조질서를 보존하지 않은 인간의 이기가 만들어낸 인재다. 문제는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빙하가 모두 녹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함에도 여전히 푸른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뒷전인 것을 보면, 해마다 천재지변의 가면을 쓰고 인재의 기후위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창조질서 보존은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지금 당장 경제적 손해가 발생한다고 늦추거나, 모른 척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 담론이다. 때문에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국제적, 국가적, 사회적, 개인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

먼저 국제적으론 지난 20215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해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1.5도 이상 올라서는 안 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말이 1.5도이지 실천적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목표이기도 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여기에 동참의지를 밝히고, 탄소중립기본법을 발효하는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물론 국가의 에너지 정책의 전반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다음세대의 미래를 위해 이정도의 고통은 감내해야할 것으로 여겨진다. 더 이상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나 경제적 논리를 들어 책임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창조질서 보존은 단지 국제정세나 국가만 지켜서는 안 된다. 기후위기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작은 실천이라도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 나서겠다는 의지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캠페인을 전개해 창조질서 보존의 물결이 일렁이도록 만들고, 남녀노소 누구나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자연을 지켜나가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도록 해야 한다. 창조질서를 보존한다는 것은 거대한 담론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물과 전기 아껴 쓰기, 가까운 거리 걷기, 아나바다 운동 등 일상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서 맺어지는 열매다.

이처럼 국제, 국가, 사회, 개인이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노력에 전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누구보다 앞장서 실천에 옮겨야할 주인공이 있다. 바로 한국교회다. 비록 몇몇 교회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녹색교회 운동을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한국교회 기후위기대응 매뉴얼을 비롯해 탄소금식 40일 실천달력, 생명의 길 캠페인 영상, 탄소중립을 위한 생태교회 매뉴얼 등을 홈페이지에 게시해 많은 교회들에게 정보를 공유한 것은 본받을 만 하다. 바라기는 이러한 노력이 각 교단과 단체, 한국교회 전체로 뻗어나가길 원한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오늘,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행동을 더 이상 늦추지 말고, 적극 행동으로 옮기자.

예장 호헌 증경총회장/한백복음화부흥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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