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하나님께로부터 선하게 창조 받은 인간이 악한 마음을 갖게 된 동기는 바로 욕심이다. 눈으로 들어온 욕심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림으로 인간에게 노병사(老病死)의 아픔은 시작되었다. 욕심이 들어온 인간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허욕(虛慾)으로 극도로 부패했다. 성경은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렘 17:9)고 하신다. 

대속하신 하나님의 은총으로 인류의 생로병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치유하는 병원이 바로 교회다. 교회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 뜻과 회복의 구원을 가르치고, 제시하고 치유하는 곳이다.

병든 사람이 병원을 찾고, 의사를 통해 진단받고, 처방을 받아 약과 수술 등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겪는다. 회복이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과 정신이 병들었으면 당연히 약을 처방받고, 수술하는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치료약이 바로 성경이고, 구약(舊約)과 신약(新約)의 말씀이다.

북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는 성경 속의 나라(행 8:27)요, 오랜 역사를 가진 기독교 국가다. 국왕으로부터 온 국민이 기독교 신앙을 대대로 지켜 오고, 한국전쟁 때에는 연합군으로 참전하여 123명의 전사자와 536명의 부상자를 내며 우리를 위해 싸우기도 했다. 

그런 에티오피아가 심각하여 가히 치료불가의 병이 들었다. 에티오피아는 왕실을 중심으로 하는 귀족사회와 농민을 중심으로 하는 빈민사회로 분열되었다. 귀족사회는 호의호식하고 빈민사회는 극도의 민생고에 시달렸다. 그러나 교회는 가난에 시달리는 빈민들을 지키지 않고, 귀족과 왕족사회를 대변하는 패악의 종교로 전락했다. 그 대가로 교회는 오랜 동안 왕실의 보호를 받으며 성직자들은 귀족화 되고, 상류계급의 현상을 뒷받침하는 시녀노릇을 즐겼다. 

빈농의 자녀들은 상류사회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막혔으나 뛰어난 자녀들에게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여 장교가 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그래서 우수한 빈농의 자녀들이 육군사관학교에 대거 들어갔다.

사관학교에 들어간 빈농의 자녀들에게 공산주의 세력이 파고들었다. 그들 속에 공산주의 비밀서클이 만들어졌고, 공산주의자가 된 사관생도들이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장교가 되어 군대 안에 공산비밀조직을 키워나갔고, 군대가 공산화 되어 갔다.

그들이 지휘관이 되자 공산주의 혁명을 일으켰다. 기독교의 중고등학생들이 공산주의 혁명을 반대하는 데모를 했는데 공산주의 혁명세력은 데모하는 학교를 둘러싸고, 사살을 위협했고, 이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이 눈물로 선처를 구했으나, 공산주의 사상으로 무장된 혁명세력은 가차 없이 전교생을 사살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이렇게 시작된 에티오피아 공산혁명은 온 나라에 피바람을 일으키는 비극을 초래하고, 통치경험이 없는 공산주의 장교들이 온 나라를 재난으로 몰아넣었다. 

에티오피아가 당한 이 비극에는 교회가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 평소에 교회가 빈민, 농민, 가난한 자들을 돌봐야 하는 사명을 망각하고, 왕실의 보호를 받으며 성직자들이 귀족대우를 받는 즐거움에 빠져 고통당하는 백성들과 함께 하지 않고, 그들을 돌보지 않은 책임이다.

멩기스투 소령을 비롯한 군대 내의 마르크스주의자 모임이 주도한 쿠데타로 제정(帝政)이 1974년에 폐지되었다. 군부는 에티오피아를 사회주의 국가로 선포하고, 임시 위원회를 세워 국가를 통치했는데, 군정(軍政)동안 군부의 공포정치에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2천년 동안 이어져 온 에티오피아 교회가 문을 닫는 박해를 받았다. 이 군정기를 암하라어로 "위원회"를 의미하는 데르그(Derg)라고 불린다.

멩기스투 정권에 반발한 세력이 1974년 반란을 일으켜 1991년까지의 내전으로 에티오피아의 정치, 경제, 종교, 인권 등이 초토화 되는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1987년 국민투표로 에티오피아 임시 군사평의회(EPMAC)가 폐지되고, 에티오피아 인민민주공화국이 세워지고, 멩기스투가 초대 주석으로 당선되었으나 멩기스투 정권을 지원하던 소련이 외교적 지원을 철회하고, 공산진영이 세계적으로 붕괴하자 군정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결국 반군, 에티오피아 인민혁명 민주전선(EPRDF)이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점령하므로 17년 만에 내전을 종식하고 민주화를 이루었다.

우황(牛黃)은 병든 소에서만 생기고, 향수의 재료는 병든 고래의 기름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병든 나라, 병든 교회에서 얻어질 것이 혹 무엇일까.

교회가 본질과 사명을 잃어버리면 그 나라가 망하고, 결국 교회도 망한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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