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성직자가 타락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목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교훈을 성 프랜시스는 성직자가 기도하지 않고, 책을 읽지 않으며 육체노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간파했다.

예수님의 삶은 기도하시는 삶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을 쫓아 섬기고자 헌신한 우리 목사들은 기도를 게을리 한다. 사실 목사들이 기도할 시간과 여유가 없을 만큼 너무 바쁘다(?) 

예수님은 습관을 따라 산에 가셔서 기도하셨다(눅 22:39~46) 그런데 우리 성직자들, 목사들은 기도가 습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습관에 따라 TV 보고, 오락하고, 잡담에 어울린다. 그런 나날이 이어지다 보면 어느 사이에 타락한 자신을 보지만 어찌할 바를 모른다.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실감나게 누가복은 5장이 보여준다. 예수님의 소문이 백성들에게 퍼져 인기가 하늘같이 치솟을 때였다. 사람들이 구름떼 같이 예수님께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조용한 곳을 찾아 기도하셨다.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눅 5:16)

목사 된 우리들에게 예수님의 이런 기도하시는 모습, 이런 삶의 방식이 절대 꼭 필요하다. 그 어떤 현장을 물러가 한적한 곳에서 기도해야 타락됨이 없이 성직자 본연의 자리를 지켜 사명을 감당할 수가 있다.

성직자는 책을 읽지 않으므로 타락한다. 교회의 거룩한 말씀묵상수련으로 초대교회 때부터 하던 기독교의 역사적 경건훈련 방식인 렉시오 디비나(Lexio Divina)를 말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변화시키도록 하나님의 말씀 앞에 마음을 열고, 겸손하게 말씀을 받아들인다. 세상과의 관계를 끊고, 침묵하며 조용히 하나님의 말씀을 반복해서 묵상한다. 하나님 앞에 나가 하나님과 홀로 대면한다. 하나님 말씀에 깊이 들어가 말씀에 잠기고, 하나님 말씀을 내 속에 깊이 받아들인다. 하나님 말씀이 내 심중에 들어와 역사하고, 나를 변화시킨다. 죄를 회개하고, 주인 되신 예수님의 다스림을 받는다. 예수님의 제자로 결단하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인생을 작정한다. 그리고 거룩한 영성의 책을 읽고, 묵상한다. 목사로써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영성을 위하여 독서는 기본이요 필수이다.

하지만 목사들이 책 읽기를 무한이 게을리 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차분한 마음으로 독서하기에 목사들의 일상생활이 너무나 바쁘다. 둘째는 목사들이 어린 시절은 물론이려니와 신학을 하던 시절부터 독서가 습관이 되어 있지를 못한 탓이다. 
성직자가 성경만을 열심히 읽으면 된다는 이가 혹 있으나 다른 독서가 없이 성경만 읽으면 성경이 바로 보이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폭 넓은 독서의 세계는 인격의 깊이를 더하고, 성경을 바로 이해하고, 이해한 바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통찰력을 더해준다. 그리고 독서는 상식의 세계를 넓힌다. 목사들에게 상식은 엄청 중요하다. 많은 목사들이 사회로부터 존경받기는커녕 오히려 빈축을 사는 이유 중의 하나가 상식을 존중하지 않고, 상식적이지 않은데 있다. 영적 지도자인 성직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요건인 상식(常識,Common Sense)을 폭넓은 독서로 체득하게 된다.

성직자가 타락하는 이유로 성직자가 노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프랜시스는 간파한다. 

옛말에 불한당(不汗黨)이라는 말이 있다. 不汗黨이란 한자로 아닐 불(不), 땀 흘릴 한(汗) 그리고 무리 당(黨)이다. 땀 흘리지 않고 사는 무리가 불한당들이다. 성경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얼굴에 땀을 흘려야 한다.’고 하셨다(창3:19) 현대병들 중에는 몸에 땀을 흘리지 않고 불한당으로 살아가는데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음과 몸이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 노동을 통해 치료하는 노동요법(勞動療法,Work Therapy)이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웬만한 병은 노동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노동과 독서는 수도원 전통의 양대 맥(脈)이다. 수도원이 자립하고, 자기 수련을 위해 노동은 필수였다. 수도원에는 노동은 기도요, 기도는 노동이란 표어가 있을 정도다.
그리고 독서 역시 수도원의 필수요소다. 거룩한 독서(Lexio Divina)의 첫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성경이다. 성경의 바른 이해를 위해 인문학적 기초와 식견을 넓히기 위한 독서를 했다.

성직자들이 하나님 앞에 서(立)는 코람데오의 기도생활이 없고, 직무상 말을 많이 하고, 지적 노동인 책을 읽지 않고, 땀을 흘리는 육체노동도 하지 않으니 심신의 균형이 무너져 타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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