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성 목사.
정진성 목사.

2022년 장로교 가을 정기총회도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소극적으로 치러졌던 최근 1~2년 사이의 총회보다, 이번 총회는 적극적이며 활발하게 진행됐다. 모처럼 정식대로(?) 열린 총회에서 각 교단은 저마다 산재되어 있는 다양한 안건들을 다루며, 교단의 새로운 회기를 이끌어갈 임원을 선출하는 등 깨어있는 총회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제 이 흐름을 멈추지 말고, 이 기세 그대로 쭉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작금의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은 한국교회다.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 예배의 자유마저 박탈당하는 치욕을 겪었고, 그 사이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곤두박질쳤다. 무려 30%의 성도들이 교회를 떠도는 현상까지 벌어졌으며, 코로나로 문을 닫은 교회가 무려 3000곳이라는 씁쓸한 결과지를 받아야 했다. 이렇게 심각한 위기를 맞은 교회를 살리고, 떠도는 성도들을 온전히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선 각 교단이 나서야 한다. 그저 개교회에 맡겨놓고 잘하라고 외치기만 하지 말고, 뿌리가 송두리째 뽑혀 나갈 위기의 교회들을 살리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먼저 각 교단에서는 코로나로 우울증 아닌 우울증에 빠진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동시에 믿음의 혼란 속에서 헤매고 있는 성도들의 영적 충만함을 위해 나서야 한다. 목회자와 성도들의 영성훈련에 관심을 둬야 하며, 그들의 지친 영육간의 쉼을 위한 수련회, 성지순례, 세미나 등도 기획해 볼만 하다. 지난 2~3년 동안 위축되어 있던 가슴을 활짝 펴고, 세상에 나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가나안 성도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각 교단은 더 이상 주님의 몸된 교회들이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방위적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교회를 든든하게 세워주는 것은 단순히 몇몇 대형교회에 있지 않다. 이름도 빛도 없이 전국 곳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 풀뿌리 작은교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오늘 한국교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는 벼랑 끝에 내몰린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오래 전부터 미래목회포럼에서 명절 고향교회방문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을 봐왔다. 작다면 작은 나눔과 섬김일 수 있지만, 지역의 작은교회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재정적 도움뿐 아니라, 그들의 피와 땀이 서린 노고를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도심교회와 지역교회의 자매결연은 물론, 지역교회가 목회자가 도심 예배시간에 설교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사역들은 풀뿌리 교회들을 살리는 좋은 본보기다. 예장 합동측 교단에서 작은교회에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비와 노하우를 제공한 것도 선례다. 흔히 교단의 도움이 단지 1~20만원 보내주면 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생각해보면 보다 다양한 도움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각 교단에서 소속 지역 개교회들에게 보다 더 큰 관심을 갖고, 그들이 진정 자립해 부흥·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해야 한다. 더 이상 교단이 정치집단으로 비춰지지 말고, 진정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선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총회의 일꾼으로 부름을 받은 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분명한 것은 한 교단의 총회장, 부총회장, 서기, 부서기, 회의록서기, 부회의록서기, 회계, 부회계, 총무 등 임원들은 자신의 커리어에 자랑거리 삼으라고 총대들이 선택해준 것이 아니다. 소속된 교회들의 부흥과 성장을 도모하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교단의 발전까지 일궈내라는 소명을 심어준 것이다. 총회 현장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면, 이제는 총회와 회원교회를 위한 노력에 어깨가 무거워질 시기다. 모처럼 성총회로 모인 올 가을총회의 결실이, 이제는 새로운 회기로 넘어가길 기대한다. 그리고 교단과 교회를 살리는 각종 정책과 사업들로 이어져 한국교회 전체가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나길 간절히 소망한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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