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덕 교수
김 재 덕 교수

자녀를 온유하게 양육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품성을 닮아가도록 훈육하는 것입니다. 온유란 따스하고 부드러움을 말합니다. 온유를 유약하고 비겁하게 보는 것은 편견입니다. 특히, 우리의 부모들은 남의 온유함은 좋지만, 나의 자녀의 온유함은 싫어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 험하고 거친 세상을 헤쳐 나가려면 유약한 느낌의 온유한 성격으로는 손해를 보는 패배자가 될 수 있어서, 부모들은 자녀를 어릴 때부터 강인하게 양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각은 남에게 지는 인생은 실패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남을 이기기 위해서는 때로는 거짓말, 사기, 부정, 폭력, 살인 등의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성숙한 사회는 강제적인 힘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억압합니다. 반면에 성숙한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말로 설득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따뜻함이 존재하는 자유로운 곳입니다. 이솝우화에 ‘북풍과 태양’에서 북풍이 아닌, 태양이 옷을 벗길 수 있습니다. 

강력한 바람에 단단한 나무는 부러질 수 있지만, 갈대와 같이 연약해 보이거나 부드러운 것들은 여간해서 부러지지 않습니다. 부드러움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입니다. 그 부드러움은 쇠를 녹일 수도 있고, 부러뜨릴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온유함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 자녀에게 부모가 강하게 양육하는 것보다 자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온유한 심성으로 대하는 경우가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데 어떻게 잘못된 길을 갈까요? 그래서 자녀 양육은 부모의 노력을 자녀도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부모의 성격이 날카롭고 신경질적이면 자녀들이 그것을 학습하게 되어 자녀도 부모의 심성을 닮아가기 쉽습니다. 따라서 자녀의 온유함은 부모의 온유한 태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온유한 자녀로 양육하려면, 첫째, 부모는 자녀의 잘못을 질책하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조용하고 친절한 태도로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의 실수나 부족함에 대해 자녀 스스로 당황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져 있을 때, 부모가 조용히 다가가 친절하게 자녀의 잘못을 설명해주면 자녀의 마음은 안정되어 부모를 신뢰하게 되고, 부모의 온유한 모습을 배우게 됩니다. 둘째, 자녀의 잘못에 대해 인내를 가지고 대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잘못에 대해 감정으로 대해서 자녀가 반항의 마음을 갖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자녀의 잘못에 대해 하나님께서 매우 슬퍼하고 계시며, 부모인 나도 역시 너의 잘못된 행동으로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에 대한 실망보다는 사랑으로 감싸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와 함께 무릎 꿇고 하나님께 긍휼을 구하며, 회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부모가 너무 개입하는 방식보다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방식이 지혜롭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훈련해야 합니다. 그러면 강퍅한 자녀의 마음이 하나님의 은혜로 녹을 것입니다. 셋째, 부모 생각의 눈높이로 자녀의 잘못을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녀의 잘못이 하루아침에 수정되기 어렵습니다. 어른인 부모의 판단도 오랜 세월의 훈련을 통해 얻은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들이 자주 이런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려 부모의 시각과 자녀의 시각이 일치하기를 강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서 자녀가 힘들어합니다. 하나님께 자녀의 문제를 간절히 고하면 하나님께서 자녀를 축복한다는 것을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시37:11절에 “온유한 자는 땅을 차지하며 풍부한 화평으로 즐기리로다‘라고 기록되었고, 예수님은 마11:29절에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는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손을 잡고 양육해야 합니다.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교수•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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