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교세가 갈수록 크게 감소하고 있다. 출산율 저조에 따른 자연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지만 아무래도 최근의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더욱 부채질한 측면이 있다.

9월에 총회를 마친 주요 장로교단 중 합동측은 지난해 17만여 명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9만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측도 2020년부터 2년간 14만여 명이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교단이 마이너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각 교단이 올 총회에 보고한 교세 통계에 의하면 교세감소의 주된 원인은 주일학교에 있었다. 통합측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전체 교인 수가 34,005명이 줄어들었는데, 이중 31,613명이 교회학교 학생이었다. 고신측의 교회학교 수 감소는 가히 충격적이다. 2010년 대비 34,237명이던 학생 수가 2020년에는 22,690명으로 집계돼 약 3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교세감소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국교회 거의 전 교단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예전과 같은 뜨거운 전도의 열기가 식은 데다 출산율이 저조하면서 자연 증가도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여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예배가 활성화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문제는 이런 급격한 교세감소를 겪는 교단들이 심각한 상황을 타개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교단마다 과거 부흥의 영광을 재연하자는 슬로건 아래 목표를 세우고는 있으나 현실은 현상유지조차 버거울 뿐이다.

교단의 고민은 코로나로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고 생존의 절벽에 내몰리듯 수많은 소규모 영세 상가교회들이 이와 똑같은 위기에 처하고 있는데도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데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나.

최근 일부 대형교회들이 이런 문제에 발 벗고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랑의교회는 지난 26일 전국의 초교파 목회자 부부 5543명을 초청해 한국교회 섬김의 날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한국교회에 부흥의 불씨를 다시 지피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행사는 서울의 대형교회가 힘든 목회 현장을 지켜온 목회자 부부에게 위로와 용기를 심어주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귀감이 될만하다. 전국에서 5천명이 넘는 목회자 부부를 한자리에 모이게 해 국내외 유명 강사들로 말씀을 전달하고 교인들의 가정으로 초대해 숙식을 제공하며 마음을 나누게 한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회성 행사로는 한계가 있다. 목을 축일 수는 있으나 갈증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로 많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에 수도권의 유명 교회들이 거액의 예산을 들여 매달 영세한 교회들을 돕고 있으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지나치게 수와 양에 집착해 왔다. 그 결과 수가 줄고 양이 축소되면 당장 조급해하며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교세감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라는 말이 아니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숫자 강박증에서 벗어나 한 사람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영혼 구원에 집중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받은 사랑을 우리 사회의 그늘진 구석과 약자들을 위해 더 많이 돌려주는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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