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보름 동안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12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를 전쟁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은 북한이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목표물을 향해 동시다발적으로 쏠 수 있는 힘을 과시한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북한이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 발사를 한 건 전에 없던 일이다. 미사일의 종류도 다양해서 어떤 건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지기도 했고, 저수지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선제 핵 공격을 법제화했다. 한미연합군이 북침할 경우 무조건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선언이다. 최근 김정은은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는 평화가 아닌 전쟁으로 가겠다는 뜻이다.

북한이 이렇게 전에 없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것은 이미 전술핵 등 전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걸 의미한다. 미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바이든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대화 기조만 고집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며 북한이 이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한반도 정세는 한··일 대 북··러의 대결 양상으로 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경제 갈등 속에서 한국의 새 정부가 미국, 일본과 급속히 가까워지는 만큼 북한도 중국, 러시아와 똘똘 뭉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그림은 옛 공산권의 부활과 함께 신 냉전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국제 정세에 따른 역학관계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을 점점 위태롭게 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그 다음은 북한 차례가 아니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말로는 평화를 외치면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일종의 건널 수 없는 강처럼 느껴지는 거리감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사명을 뒷걸음질 치게 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교회는 대북 문제에 있어 극과 극을 달렸다. 진보진영은 문 정부가 내세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종전선언등을 적극 지지한 반면 보수진영은 이를 거세게 비판해 왔다. 이는 기조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자 거꾸로 변했다.

이런 보수와 진보 사이의 간격은 일차적으로는 시각과 견해차라고 하겠지만 정치적인 확증편향이 굳어진 탓도 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교회를 전혀 교회답지 않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교회가 세속 정치에 휘둘리면 세상에 희망도 감동도 줄 수 없다. 그런 교회의 본연의 임무인 세상을 향한 선지적 사명에서 이탈하는 걸 의미한다.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70여 년간 기도해온 평화 통일의 간절한 기도 제목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분열과 정치적 확증편향을 회개하고 속히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