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목사.
김명식 목사.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위한 몸부림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종교개혁주일 505주년을 맞은 오늘, 한국교회의 개혁은 제자리걸음이다. 말로는 변화를 외치지만, 행동은 여전히 세속적인 물결 속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거듭나야 한다.

오늘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세속적 물질추구에 있다고 본다. 밤하늘을 수놓은 뾰족하게 솟은 십자가탑의 위용은 하늘을 찌른다. 점점 더 크고 웅장하게 지어지는 예배당은 중세시대 성을 닮아가고 있다. 무리하게 지은 예배당으로 인해 교회의 재정은 거의 전부 은행 이자를 갚는데 사용되고 있다. 교회재정이 이렇게 사용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님의 지상명령인 복음전파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과 섬김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한국교회는 더 이상 교회의 외형적 성장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목회자들 스스로 높은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 목회자는 교회의 최고 존엄의 자리에서 명령하고 극 섬김을 받아야할 위치가 아니다. 오히려 주의 종이라는 직임대로, 가장 낮은 곳에서 섬김의 본을 보여야한다. 세상적인 것에 목을 매지 말고, 어둠에 처한 세상을 밝은 빛으로 인도하기 위해 헌신해야할 자이다. 그것이 주님이 주신 명령이자, 오늘 목회자에게 요구되는 최우선의 덕목이다.

한국교회의 문제하면 꼭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있다. 바로 분열과 갈등의 온상이라는 오명이다. 솔직히 오늘 한국교회를 찬찬히 보면 교단의 수만 해도 300여개가 넘고, 한 교회에서 분열되어 떨어져 나와 2개의 교회가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문제는 이러한 분열과 갈등을 해소해야할 연합단체마저 3-4개로 쪼개어져 있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하나가 되어 개교회주의 타파와 분열된 교단과 단체, 교회를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할 연합단체가 먼저 하나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가 문제를 해결한단 말인지 묻고 싶다.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서로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오히려 서로 조금씩 손해를 보겠다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단 하나의 손해도 보지 않겠다는 심정으로는 결코 하나 됨을 이룰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하나 되지 않고서는 한국교회의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 내려놓고 먼저 하나가 되어라고 외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나가 되었다면 이제 우리 사회를 하나가 뭉치게 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요즘 시대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분열에 함께 편승해 가고 있다. 좌우로 나뉜 세상을 향해 하나가 되라고 외쳐도 부족할 마당에, 교회마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교회는 세상을 향해 진리를 외쳐야 하고, 어둠에 처한 세상을 구해야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도 분열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 교회는 먼저 하나가 되어, 세상을 하나로 아우르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분열과 갈등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하나가 되어 산재되어 있는 각종 교회문제는 물론, 대사회적 문제까지 한목소리로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오늘 한국교회는 이미지 개선이 절실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바닥으로 곤두박질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선 목회자의 윤리의식 고취, 하나 됨,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과 함께 대사회적으로 다양한 나눔과 섬김의 사역에 매진해야 한다. 오늘 교회는 마치 성공한 기업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세상에서 손가락질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가난하고 굶주린 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해야 한다. 더 이상 부자들의 눈물을 닦는데 몰두하지 말고,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우리의 작은 이웃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종교개혁주일 505주년 한국교회의 과제는 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보듬어 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기하성(순복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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