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종 문 목사
원 종 문 목사

사람을 설득하는데는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 3대 요소가 필요하다. 로고스=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는 가정 하에 인간은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근거나 합리적인 이치가 있어야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장의 일관성, 이유의 논리, 증거가 얼마나 효과적이고 짜임새 있게 제시되었냐에 따라 로고스가 있는지 없는지 결정된다. 

간혹 논리적이라는 말에 압도당하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하게말해서 논리적인 것은 내용의 앞과 뒤가 모순 없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주제에 대해서 조금 전까지만 해도 A라는 얘기를 하던 친구가 갑자기 B에 대해 얘기한다면 논리적이지 못한 것이고, 앞뒤 내용이 잘 이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설득되지 않는다. 

그런데 논리만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 논리를 통해 이해를 시킬 수는 있으나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데는 아직 부족하다. 우리는 이성적이면서도 매우 감성적인 인간이기 때문이다.

파토스=고통 또는 경험을 뜻하며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상대방의 감정에 호소하여 설득하는 방법이다. 파토스를 발현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선택과 묘사 방법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주장을 강조하여 이해시킬 수 있다. 

에토스=마지막으로 인성, 품성을 뜻하는 에토스다. 화자의 인품으로 설득하거나 공신력으로 호소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인품과 공신력이란 청자가 화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청자와 화자 간의 유대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명성이나 평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청자가 화자를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이다. 

에토스를 토론에 적용하려고 하면 약간의 문제가 생긴다. 많은 경우 자신과 관계없는 청중이나 심사위원을 대상으로 토론하게 되는데 제한 시간 내에 처음 보는 사람과 신뢰를 쌓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전문가나 공신력 있는 자료를 인용함으로써 설득력을 더할 수 있다. 동시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를 가질 수 있도록 메시지 톤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파토스에 너무 치우칠 시 내용 없이 감정에 호소하게 되며, 로고스에만 호소하면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에토스만 강조하면 정작 토론에서 논해야 할 핵심 내용이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이 모든 요소는 상대방을 공감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공감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청중과 동일하게 느끼는 것이다.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논리를 구성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때야 우리는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고, 그런 모습을 보고 상대방은 우리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설득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공감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을 너에게 주고받는다는 이야기이다. 사랑을 주고 받아야 한다. 서로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만 너를 그리고 그를 이해 할 수 있다. 아리토스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고 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이다. 때문에 이웃의 슬픔과 고통에 열정적으로 공감하고,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이럴 때 우리가 함께 기대어사는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 할 수 있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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