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열 목사.
김근열 목사.

2022년 카타르 월드컵도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대한민국도 최선을 다했지만 16강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만나 41로 석패를 당했다. 비록 8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정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또 선수들과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왔던 감독과 코치 등 스태프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제 우리 선수들이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들고 입국해 세계무대에도 주눅 들지 않고 보여준 선전에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

사실 대한민국은 10회 연속 본선무대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강호 포르투갈과 우루과이, 가나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는 조에 편성되어 16강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감독과 코치, 선수, 국민에 이르기까지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어려운 상대인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다. 이어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에는 32란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우승을 점치는 포르투갈을 만나 극적인 역전골을 넣으며 21승리를 거머쥐어 조별 성적 111, 승점 4점으로 다득점에 앞서 우루과이를 제치고 16강에 승선했다.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할 수는 고작 9%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포르투갈을 무조건 이기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잡아야 가능한 수였다. 그것도 우루과이는 다득점으로 이겨서는 안 되는 경우였다. 하지만 도하의 기적은 일어났다. 끝까지 피 말리는 접전이었지만, 우리가 포르투갈을 잡았고 우루과이는 가나를 2점차로 잡았다. 말 그대로 기적을 일궈냈다. 모두가 포기하지 않은 우리 선수들과 현지에서 응원해준 국민들, 그리고 밤늦은 시간에도 함께 응원해준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작금의 대한민국의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 됐다. 오늘 대한민국은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져있으며, 이념과 사상, 지역, 남녀, 빈부, 세대 등 각종 갈등이 지속되고, 여기에 코로나19와 러시아 전쟁까지 겹치면서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 국민 모두는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애쓰고는 있지만 손쓸 방도가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포기 직전이다. 하지만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특히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마치 이번 월드컵에서 9%의 기적을 쏘아올린 대한민국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은 불굴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정부도 곱절의 노력을 다하고,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 모두가 하나의 팀이 되어서 어떠한 위기의 공격이 와도 막아내고, 극적으로 위기극복이라는 골을 넣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와 경제, 사회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에 이르는 것처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 그러면 9%의 기적뿐 아니라 5%의 기적도 이룰 수 있다.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작금의 한국교회는 어찌 보면 대한민국보다도 더 위기에 처해 있다. 성도들의 평균 연령은 65세에 이를 정도로 노쇠화 했는데, 다음세대의 발길은 뚝 끊어진 상태다. 여기에 코로나19는 한국교회의 예배마저도 중단시키면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고, 급기야 수많은 교회의 문을 닫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버렸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본질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고 있으며, 여전히 수없이 쪼개지고 갈라지는 분열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기적을 쏘아 올릴 때이다. 어떠한 변명이나 이유도 필요 없다. 오직 하나님 한분만 의지한 채, 오직 하나님이 주신 사명만 생각한 채 하나가 되어 기독교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그 길이 비록 1%의 가능성밖에 없다고 해도 나머지 99%는 모두 하나님께 맡기고, 1%의 기적을 위해 애써야 한다. 그 길이 오늘 한국교회에 떨어진 불을 끌 유일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군남반석교회 담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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