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 강 목사
오 수 강 목사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를 영적 양식으로 보고 현대인이 애용하는 음식의 종류로 나누어 본다면, 설교가 올라온 온라인상에 전시된 즉석 제품인 일회용 즉석 밥이냐 아니면 타인이 이미 선포한 내용을 다시 사용하는 찬밥이냐, 아니면 시간이 부족할지라도 설교만큼은 온 정성 들여 조리한 구수한 된장찌개와 같은 따끈따끈한 식사인지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한국교회의 강단을 지배하는 지도자들의 설교 방식이 대부분은 자신의 목양지 영적인 양 떼에게 영양이 가득한 영적인 밥을 제공하려고 애쓰는 자들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개중에는 너무 바쁘고 시간이 없어 강단에 올라갈 때 적당히 인터넷상 온라인 쇼핑을 통해 한편의 설교 문을 출력하여 그대로 선포하는 분들도 있지 않은지? 한국교회의 강단이 이처럼 신령함과 소명감과 시대의 징조들을 덮어두고 시간 땜질식의 말씀 선포는 아니기를 바란다. 그러면 나는 어떤 부류에 속한 설교자인지를 한 번쯤 자각해 보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구약의 선지자, 예언자들이 하나님께 직접 받은 계시를 통해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전하는 것을 선포라고 한다. 신약의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현장을 보고 사실을 증언하는 증인들이었다. 그 이후 초기 교회와 지금까지의 지도자들은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텍스트로 삼아 성경의 계시를 전하는 소명을 감당하는 중이다. 문제는 현대 교회의 지도자들이 전하는 메시지의 내용이 지도자들의 학력, 경험, 성령 체험, 교세 등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속적인 면들이 파고들어 와 교회 강단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현대 교회의 강단이 부실하다 보니 생수에 목마른 신자들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교나 이단에 눈을 돌려 진리는 조금 왜곡되었다고 하지만, 거기에 무엇인가 얻을 것이 있다고 보고 개인이나 때로는 단체로 이탈하는 경우를 보는 것도 흔한 모습이다. 오히려 사교나 이단의 지도자들에게서 자신들이 바라던 영적으로 배고픈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현실이 매우 우려스럽다. 그래서 유난히 대한민국에 기독교 이단이나 성경을 매개로 하는 사교들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한국인들이 종교에 많은 관심을 가진 연고라고 하지만 이는 현실교회의 문제다. 

한국교회의 강단을 지배하는 지도자들이 자신이 전하는 메시지가 세속적인 표현을 빌리면 일회용 즉석식품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얻은 설교 문 인지, 아니면 다른 이가 이미 사용했던 설교집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사용하는 영양가 하나 없는 식은 밥은 아닌지? 다행히 매번 선포해야 하는 메시지를 친히 성경과 참고문헌을 통해 얻은 입맛 돋구게 하는 진수성찬처럼 영양가를 갖춘 방금 지은 따뜻한 밥과 영양가가 있는 반찬인지가 궁금하다. 혹 점치듯 영감받아 즉석 계시를 애용하는지?

지금까지 한국교회를 성장을 가능케 한 것은 목회자들의 헌신이었다. 그리고 말씀의 순전한 증언은 신자들의 신앙을 초기 교회의 모습처럼 성장케 하는데 일조했다. 그런데 현대 교회의 신자들은 각자 신앙의 년륜에 따라 스스로 성경을 연구하기도 하지만, 성경의 원어를 해독하여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계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층들이 늘고 있다. 그러기에 목회자들은 연구하지 않고 적당히 땜질식 말씀 증거는 중단함이 옳다. 

목회자 자신들도 이제는 수도자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공부와 연구를 충실하게 하여 신자들의 영적인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매장에 즐비한 인스탄트 식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상의 설교 문을 차입하거나, 책장 속에 갇혀 있는 장서 중에 유명인들의 설교집에서 차입하여 녹음테이프 대독하는 역할은 중단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그 인스탄스 설교나 유명인의 설교문 대독은 솔직히 말하면 설교자 자신의 영혼 속에서 우러나온 설교 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사이 이단으로 낙인찍힌 사교와 교류는 또 다른 문제다.

먼저 설교자들은 자신의 설교가 초대 교회 당시 예수의 사도들이나 제자들이 전해야 하는 복음의 근거가 바로 성경 계시에 대한 사건 현장에서의 체험과 목격에 대한 증인으로서의 소명을 완수한 것을 본받아야 한다. 초기 교회 복음을 전해야 하는 자신들은 하나뿐인 목숨을 건 순교의 정신으로 사건을 증언했다는 사실이다. 복음 증거는 목숨을 건 순교자의 심장을 가져야 만이 시대를 초월해 초기 교회 지도자들의 복음 전도의 신앙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다. 현대 교회 설교자들의 설교에 증언자의 진실성, 순교성, 현장 목격자의 동일성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현대 교회 설교자들은 너무 바쁘다. 바쁜 것이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은지? 그래서 설교를 준비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설교자의 생명은 직접 조리(연구, 공부)한 복음 선포와 증거에 있지 않은지?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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