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덕 교수
김 재 덕 교수

자녀 양육에서 어떤 사람들은 ‘조건’이라는 단어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건적 사랑’을 우리 사회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입니다. “공부를 잘하면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좋을까?, 엄마의 말을 잘 들으면 착하지, 밥을 잘 먹으면 예쁘지, 스마트 폰을 안 하면 엄마는 행복하겠다.” 등의 표현은 자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행위에 따라 사랑을 주기도 하고 거두기 때문에, 사회와 달리 가정에서는 조건적 사랑이 자녀 양육에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무조건으로 사랑하셔서 예수님을 우리의 대속 제물로, 화목제물로 십자가에 돌아가시게 한 것처럼, 가정에서도 조건에 의한 사랑이 아니라, 자녀가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야 합니다. 조건적 사랑에 익숙한 자녀는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 부모의 요구조건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그대로의 모습보다는 부모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에게 혼나거나 사랑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부모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혹은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가면을 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부모와 자녀가 정직한 대화와 친밀감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가정에서는 자녀가 가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자녀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유도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은 자녀가 언제나 마음 편하게 쉬고, 따뜻한 사랑을 받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이 가정에서 꽃의 향기처럼 피어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믿음은 ‘조건’이 필요하고 요구됩니다. 그 이유는 성경의 말씀에서 비롯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강하게 조건적 믿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행16:31절 “가로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을 믿어야만 너와 네 가족이 구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반대 조건으로, 만약 네가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너와 네 가족은 구원을 얻지 못하고 멸망한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네가 예수님을 믿으면’이라는 조건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조건이 없으면, 구원과 관계가 없으므로 예수님을 믿고 안 믿고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말씀의 예는 성경에 자주 나옵니다. 약4:10절 “주 앞에서 낮추어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라는 말씀에서 ‘주 앞에서 나를 낮추어야(조건)’, 주께서 높이신다는 것입니다. 사회에서는 자신을 자랑하고 높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높여야 대우받고 인정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그 반대입니다. 벧전5:6절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라는 말씀에서도 ‘겸손하면(조건)’, 하나님께서 적절한 때에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믿음의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가르쳐야 할까요? 아니면,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말씀을 따라야 할까요? 당연히,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믿음 생활이고, 구원을 이루어가는 것이고, 자녀 양육의 모습입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를 원해서, 엄마는 “네가 놀고 난 후, 저기에 있는 장난감 바구니에 잘 넣겠다고 약속하면(조건), 허용해줄게.”라고 했는데, 아이가 엄마와 약속한 후, 장난감을 바구니에 잘 넣은 경우, “엄마가 말한 것을 네가 잘 들어서, 엄마는 기쁘단다! 하나님께서도 네가 엄마의 말을 잘 들어서 기뻐하실 거야!”라고 칭찬해주면 좋습니다. “오늘 네가 엄마의 말을 잘 들어서,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해줄게.”라고 하면서 아이의 행동을 격려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아이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면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단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해 조건을 내세워서 시작하려고 하면, 그것이 하나님 말씀에 합당한 것인지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교수•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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