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갈등은 이제 진영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와 질서위원회, 임원회가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자격정지를 내렸다. 실행위원회선 이를 둘러싸고 격론을 벌였으나, 재차 소명의 기회를 주기로 하면서 더 큰 위기는 막았다. 문제는 실행위원회 열린 당시부터 불거져 나왔다.

실행위가 열리는 회의장 앞에는 전광훈 목사의 이단 규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 실행위는 불법이다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이들을 막기 위한 경찰까지 출동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의 시위는 회의가 끝나는 순간까지 계속됐으며, 회의장 안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다. 한기총 증경들이 나서서 회원교단의 이단 규정은 옳지 않다면서 한목소리로 부당함을 외쳤다. 사사건건 임시대표회장이 동의와 재청을 묻는 상황에 아니오를 외치며 회의진행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일단은 실행위가 재차 소명의 기회를 주기로 했음에도, 이를 둘러싼 논쟁은 끌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광훈 목사측은 전 목사를 향한 이단논란의 그 배후에 소강석 목사가 있다고 보고, 소 목사를 공격하가 시작했다. 심지어 새에덴교회 앞 집회신고를 1개월 동안 하기도 했다.

한기총의 문제가 소 목사에게 불똥이 튀면서, 이제부터는 진영싸움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실 전광훈 목사는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좌파로 규정하고, 거침없는 말을 해 왔다. 전 목사의 소 목사를 향한 말이 갈수록 거칠어지면서, 소 목사 주변의 목사·장로들이 전 목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한기총 내부의 주류와 비주류의 싸움이, 이제부터는 외부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양측의 행보에 주목된다.

문제의 확산은 전 목사와 소 목사가 대형교회를 담임하고 있고, 거대단체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우려하는 것이다. 사실 한기총의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이 소 목사와 전 목사의 대리전으로 비쳐져 왔고, 비쳐지고 있다. 한기총은 지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정적을 쳐내는데 거침없었다. 이번 실행위원회를 앞두고, 한기총 질서위원회와 임원회는 무더기로 회원을 징계했다.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전 목사측과 소 목사측으로 나누어진 진영싸움은 대표회장을 둘러싼 싸움으로 비쳐지지만, 사실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가 보면, 한국교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교단소속의 목사를 무리하게 이단으로 규정하여, 이단의 올무를 덧씌우려고 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분명 한기총은 연합단체로서 교단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수도, 규정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더더욱 임시대표회장 체제에서 이단을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용규 목사를 비롯하여 이강평 목사, 길자연 목사, 지덕 목사, 최충하 목사, 정학채 목사 등이 이단 규정에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차기 대표회장에게 맡겨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을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기총 실행위원회에 증경 대표회장들은 전광훈 목사 이단 규정 및 제명과 관련, 정치적 이적 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배진구 목사도 본지에 보내온 글을 통해 한기총이 법원에 의해서 망가지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이단 나부러기들보다도 못한 인간들에 의해서 미친 짓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모든 이들은 한기총 내부의 싸움이, 소강석 목사측과 전광훈 목사측의 외적인 진영싸움으로 번지면서, 보수적인 두 큰 교회의 싸움은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의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이 진영싸움을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화해자·중재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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