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성 목사.
정진성 목사.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주님의 은총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온전히 세워지길 소망한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가 말끔히 사라지고, 장기적 경기침체가 해소되어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무엇보다 갈 곳을 몰아 방황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초심을 되찾아, 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에 푯대와 같은 역할을 다하길 진심으로 소원한다.

2023년은 검은 토끼해라고 한다. 작금의 우리 사회는 세계 경제 10대국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다. 자영업자들의 고심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주택가격 폭락에 맞물려 연일 치솟는 대출이자는 가계 경제를 곤두박질하게 만들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여기에 끝을 모르는 출산율 감소와 청년들의 낮은 취업률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불꽃마저 꺼트리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 검은 토끼해를 맞아 대한민국이 다시 힘차게 점프했으면 한다. 멈춰 있던 성장의 동력을 다시 가동시켜 세계 10대 경제국가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국민들이 먹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가 소모적이며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는 대신, 국민이 실질적으로 먹고 살기 좋은 환경을 위한 정책에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이웃들이 아무 걱정 없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채로운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를 정부마저 어느 한 편에 서서 부채질하지 말고, 서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 화합과 일치의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단순히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지 말고, 대한민국 최북단에서 최남단에 이르는 지역의 국민들 모두가 한 식구라는 인식으로 하나 됨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신나고 즐겁고 행복하며 기쁜 하루하루를 살도록 만들어야 한다. 여야가 소모적 정쟁에 휘말리지 말고, 민생에 힘써야 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분명한 것은 국민이 선택해준 것은 국민을 위해서 일하라는 것이지, 결코 자신들의 유익을 위함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살기 좋은 대한민국 만들기에 나섰다면, 한국교회도 힘을 보태야 한다. 사실 교회의 역할은 옳지 않은 길로 나아가는 사회를 향해 강단 있게 쓴 소리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교회는 스스로 이미지 실추를 자행하면서, 사회를 향한 바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세상보다 교회가 오히려 더 타락의 길로 가고 있어, ‘누가 누구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 교회 안팎으로 개혁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대두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있어야할 자리에 재물이 있고, 권력과 명예가 산을 이루고 있다. 사회가 병들어 가는데 교회의 눈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따라서 위기에 처한 우리 사회의 상처를 못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바라보면서, 나아가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야 한다. 그것이 오늘 교회가 존재할 목적이자,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다. 교회가 언제까지 세속화되어 돈과 물질을 우선시하고 윤리적, 도덕적으로 타락할 것인가. 이제는 회개하고 각성해야 한다. 종교개혁은 오늘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법은 오직 성경, 오직 말씀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회가 교회답게 나서야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아울러 2023년 새해에는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다시 불어오길 기대한다. 또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는 일에 모두가 동참하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수없이 쪼개지고 갈라진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수도 없이 분열된 한국교회가 주 안에서 하나가 되길 간절히 염원한다. 2023년 토끼가 목표를 향해 힘차게 점프하듯이 대한민국이 한단계 부흥성장을 위해서 힘차게 도약하길 다시 한 번 간절히 기도한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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