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곤 목사.
김중곤 목사.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를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토끼가 껑충껑충 뛰어 도약하듯이, 우리 사회도 힘차게 뛰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문제들이 다 풀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새롭게, 높게, 멀리 나아가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2022년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가 선정됐었다. 말 그대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을 잘못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흔히 새해가 밝으면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 저마다 원대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 도전한다. 하지만 이내 백기를 든다. 믿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새해에는 성경도 더 잘 보고, 기도도 더 잘하고, 찬송도 더 불러야겠다고 마음가짐을 하지만, 두 팔을 든다. 그러고선 직장일이 바쁘다 등 온갖 핑계를 대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말 그대로 자신의 잘못임에도 핑계거리를 찾고, 실패를 정당화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눈앞에 잘못을 대충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먼저 자신의 잘못부터 인정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노력을 할 때 비로소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 사회가 너나할 것 없이 과이불개에 빠졌다면, 2023년에는 부디 정부와 사회, 그리고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서로 상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부터 인정하고 새롭게 거듭나길 기대한다.

2023년에는 또 우리 사회가 일심협력(一心協力)’의 해가 되길 소원한다. 오늘 우리 사회는 깨어지고 갈라져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가뜩이나 남과 북이 갈라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 사회 곳곳도 빈부의 격차, 남녀갈등, 세대차이, 이념논쟁, 지역감정, 노사갈등 등 갖은 갈등으로 사면초가의 상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세계경제는 곤두박질해 어려운데, 힘을 하나로 모아도 모자랄 판에 소모적인 논쟁만 하고 있다. 누구보다 하나가 되어 본을 보여야할 한국 기독교마저도 깨어지고 갈라져 분열과 갈등의 온상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기극복은 요원해 보인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를 암울하다.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밝은 청사진을 그릴 때이다. 서로의 이익을 내려놓고, 힘을 합해 눈앞에 닥친 엄정한 현실을 깨우쳐 위기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하여 도와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 사회가 다시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다음세대의 밝은 미래도 장담할 수 있다.

아울러 2023년 우리 사회가 애지실천(愛之實踐)’이 충만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오늘 우리 사회는 장기적 코로나19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사회 전반의 경기가 침체되면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도움의 손길마저 줄어들었다. 안 그래도 살기가 퍽퍽한 이웃들인데, 도움의 손길마저 줄어 더 힘든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사회는 개인으로 돌아갈 수 없다. 서로 유기적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소외된 이웃들 역시 꿈과 미래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모두가 힘든 가운데에서도 가난하고 굶주린 자들을 위해 더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사회 전반에 사랑의 실천이 들불처럼 일어나야 한다. 사랑은 번지면 번질수록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 사회에 일일일선(一日一善)’ 운동이 전개되길 소원한다. 작은 것이라도 하루에 하나씩 선한 행동을 하다보면 우리 사회는 금방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될 수 있다.

계묘년 새해, 우리 사회가 사랑과 평화, 이해와 배려, 화합과 일치, 나눔과 섬김이 거대한 바람이 되어 불길 간절히 기도한다. 모두가 주님의 은혜 가운데 행복하고 기쁜 일들만 가득하길 바란다.

예장 합동총신 총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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