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기 목사.
김탁기 목사.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 불청객은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치닫는 경기침체는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고 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의 얼굴에서 미소를 찾아보기 힘든 오늘이다. 그럼에도 희망을 갖는 것은 우리가 한마음 한 뜻으로 서로를 안아주면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끝이 보이지 않고, 답이 없어 보이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이해하면 분명 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는 개인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포용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1등만 강요하는 시대에 살다보니 나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대방이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지 관심이 없다. 오히려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시대다. 혹여나 내가 아닌,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으로 인해 나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혹자들은 오지랖이 넓다고 깎아 내리기 바쁘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누구보다 포용과 이해를 해야 할 한국교회마저 외적 성장에만 치우쳐 본질을 잃어버렸다. 성도수가 얼마고, 교회의 크기가 얼마며, 헌금의 액수가 얼마인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치 일자리를 찾아 도심으로 또 도심으로 상경하는 사람들처럼, 한국교회도 풀뿌리 지역교회에서의 사역보다는 성도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도심에서의 목회를 꿈꾼다. 이들에게 목회는 하나님이 주신 주의 종으로서의 사명이 아니라, 세상이 정해놓은 성공한 목회자라는 타이틀에만 국한되어 있는 듯 하다. 이대로만 가면 모두가 성공한 목회자, 성공한 교회가 되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한국교회의 성적표는 최하점이다. 해마다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목회자의 신뢰도 역시 점점 추락하고 있다. 모두가 나하나만을 강조한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정말 50년 후, 아니 10년 후도 장담하지 못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이 상황을 극복하고, 2의 부흥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본질적인 대답은 회개와 각성을 통한 거듭남에 있다. 목회자의 본질 회복도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더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는데, 한국교회가 힘을 보탠다면 그것이야말로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 모른다.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소외된 이웃들조차 꿈과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제공에 있다고 본다.

사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이들은 당장 추운 겨울을 나기에도 벅차,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은 사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유일무이한 복병이 닥친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 모두가 힘들기에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그 역할을 한국교회가 해야 한다. 솔직히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곳이 교회라고도 한다. 물론 산수적 수치를 따져볼 때 줄어든 성도수와 헌금액을 보면 부정하기 힘든 점도 있다. 그렇다고 교회마저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과 섬김을 멈춰버린다면 정말 우리 사회는 큰 위기에 처하고 만다. 진정 우리 사회에서 딱 한 곳만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져야 한다면 주저 없이 교회가 나서야 한다. 교회가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 사회를 살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내려놓아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 어렵고 힘든 이웃들의 손을 잡아줄 곳은 교회다. 그 도량의 크고 작음은 상관없다. 형편에 따라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에 앞장서면 된다. 과거 선교사들이 도탄에 빠진 국민들에게 학교와 병원 등을 통해 희망을 줬듯이, 이제 한국교회가 어려움에 처한 우리 국민들을 위해 꿈과 희망을 심어줄 때이다. 그렇게 되면 실추된 한국교회의 이미지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이 되살아나게 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다시 힘차게 뛰어오를 수 있다.

그리스도의교회협 증경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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