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한국교회가 병들었다는 말을 자주 하고, 들으면서도 딱히 무슨 병에 걸려 있는가를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

한국교회가 병들었음이 사실이지만 죽고 살지 못할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비관적이기 보다 그 병을 고쳐 세울 치료를 생각한다. 어떤 병에 걸렸을지라도 고친 후에 병들기 전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 한국교회의 병을 확실하게 진단하고 그 진단에 따라 처방을 하고, 그 처방을 좇아 힘을 모아 치료하여 병들기 전보다 더 건강한 교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간구 드린다.

목사로 40년을 살았다. 그 세월만큼이나 한국교회를 사랑한다. 한국교회와 나를 구분하지 않는다. 한국교회 안에 내가 있고, 내가 곧 한국교회의 한 분자이다. 사랑하기에 병든 모습을 가슴 아파하고, 그 병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감사한 것은 어떤 병도 치료할 수 있는 명약(名藥)을 우리는 가졌다. 하나님의 말씀 곧 신약과 구약이란 언약의 치료약이다. 이 약을 제대로 쓰면 못 고칠 병이 없다. 

그러기에 한국교회가 병들어 있음을 탄식하기보다 이 병을 고칠 각오가 없음을 탄식한다.

한국교회가 지금 앓고 있는 병의 첫째는 무속화(巫俗化)이다. 한국교회가 지금 무당신앙에 젖어 들어 기독교 진리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음이다. 무속신앙 즉 shamanism은 유구한 세월동안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초적인 종교성이다. 우리 민족은 오랜 세월동안 무속신앙에 매여 살아서 어떤 종교와 사상이 이 땅에 들어와 주류를 이루어도 무속신앙에 잠식당하고 만다. 불교가 그랬고,  유학이 그랬다. 그 무속신앙에는 3가지 특성을 가졌다. 이 특성을 살펴보면 지금 한국교회가 어느 사이에 무속신앙에 깊이 물들어 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무속의 특성으로 첫째는 치병기복 신앙. 둘째는 비윤리성 셋째는 역사의식의 결핍을 들 수 있다. 그 무속의 3가지 특성으로 한국교회를 걸러보면 우리 교회가 걸려 있는 병과 그 폐해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가 치병기복(治病祈福) 신앙이다. 치병기복신앙이란 병 낫기를 구하고 복 받기를 구하는 신앙이다. 성경은 병 낫는 역사와 복 받는 약속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무당들의 치병기복과 성경의 치병기복은 그 차원과 수준이 다르다. 무당이 빌어 주는 복은 세상적인 것에 한한 복으로 땅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복이라고 할 수 없는 복이다.

성경이 약속하는 복은 에베소서 1장에서 말씀하는 대로 하나님나라에 속한 복이요, 영적이고 신령한 복이다. 무속신앙의 복은 부자 되는 것이나 성경의 복은 사람답게 하나님의 자녀답게 사는 복이다. 무속에서 병 고치는 것은 육체의 병을 고치는 것이지만 성경의 병 고치는 역사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진리를 깨달은 결과로 병도 낫는다. 예수님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에는 병 낫는 열매가 항상 있어 왔다. 

세계의 변두리였던 유대 땅에서 시작된 교회를 2백년간이나 핍박에 핍박을 더하던 당시의 패권국 로마제국을 석권하고, 오늘에 이르게 한 현상적 비결이 있다.

첫째가 병 고치는 힘이고, 둘째가 신도들의 높은 도덕성이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2장에서 베푸신 이적과 기사의 목표 2가지를 교훈하신다.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요 2:11)
이적과 치유의 기사를 나타내심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람들로 믿게 하는 것이다.

성경과 2천년 교회사에는 교회가 세워지는 곳마다 병 낫는 역사가 계속되었다. 교회는 병 낫는 역사와 온갖 이적 기사를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사람들로 믿음을 갖게 했다. 

그리고 초대교회 신도들의 높은 도덕성이다. 당대의 사람들은 교회를 핍박하고 그리스도인들을 사형장으로 몰아세우면서도 자신들의 부패하고 방탕한 삶과는 차원이 다른 높은 도덕성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의 정직성과 성적(性的) 순결과 절도 있는 삶의 방식을 인정했다.

이 두 가지가 초대 기독교가 그 시대를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국교회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상실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 밖의 세인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세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을 회복하는 것이다. 세상의 이권과 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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