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신대원 교수이며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원장인 서창원 교수가 얼마 전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교회는 왜 욕을 먹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한국교회가 욕먹는 이유 두 가지를 들었는데 공감이 가면서 한편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

서 교수는 교회는 가장 존귀하신 그리스도의 피로 값 주고 산 그리스도의 신부라며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곳이다.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진리의 기둥과 터이다. 그런데 왜 교회는 욕먹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예시했다. 그중 하나는 교회가 세상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설명은 세상과 같으면 욕을 먹거나 핍박을 받을 이유가 없다. 인간 중심의 세상은 하나님 중심의 생각이나 삶 자체는 용납할 수 없다. 인간의 무가치만 부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가 욕먹는 근본적인 이유를 진짜 그리스도인에게서 찾았다. 그리스도인은 어둠의 자식이 아니라 빛의 자녀이기 때문에 악인의 눈에 이것을 견딜 수 없고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욕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가 욕먹는 두 번째 이유를 교회가 교회다움을 잃어버린 데서 찾았다. 즉 세상이나 교회나 별다를 게 없기 때문에 부러움이나 공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혀를 차고 오히려 욕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하나님의 은총을 더럽히는 죄악이라고 규정했다.

서 교수는 결론적으로 나는 교회가 세상과 다르기에 욕을 먹는 것은 정말 교회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믿는다핍박을 받을 때 감사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축복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교회나 세상이나 별 차이가 없어서 욕먹는 건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욕먹는 이유를 하나는 세상과 다르기 때문이라 하고 또 다른 이유로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두 이유 사이에는 어폐가 있다. 하나는 달라서, 다른 하나는 같아서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그는 이글에서 교회가 욕먹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보다는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인가를 한국교회에 던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가 마음속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절박한 외침은 무엇일까.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열정적인 뜨거운 신앙을 가진 성도들이 있다. 그런데 왜?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비판과 질타의 대상이 되어버렸을까. 세상과 너무 달라서? 아니면 세상과 너무 흡사해서? 그 둘의 관계를 잘 설명해주는 단어가 세속화. 세속화란 세상을 닮았으면서도 세상보다 더 타락한 상태를 일컫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다. 그런데 주님이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 노릇하는 교회가 한둘이 아니다.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라는 건물에 가둬두고 사람이 주인 행세하는 고질적인 병폐는 필연적으로 교회를 세속화한다.

빛의 자녀는 모든 의무에 있어서 세상 사람과는 구별된 존재라는 서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성도는 세상 사람과 구별되는데 목회자는 구별이 안 되거나 더 악하면 그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어떤 욕을 듣게 될까.

성도는 목회자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목회자는 자신뿐 아니라 성도들을 비추는 거울이란 자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교회가 최소한 세상과 구별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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