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성 교수
김 재 성 교수

신약성경이 증거하는 바, 초대교회 성도들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다시 오실 주님에 대한 “소망”(hope)을 품고 살았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적 재림이 임박하였음을 굳게 확신했고, 최후 심판을 준비하면서 죄를 멀리하고, 날마다 깨어있으면서 경건한 삶을 추구했다. 이들의 종말론적 신앙은 하늘나라에서의 영생을 소망하는 것이다. “그 날”이 도적같이 올 것이라고 믿었기에, 승리의 소망을 가진 성도들이 교회에서 집회로 모이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성도들이 가진 참된 ‘소망’은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선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는 것이요, 이러한 영적인 소망은 우리가 그분과의 연합관계에 있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다. 성도 각자가 가지고 살아가는 “소망”이란 하나남께서 펼쳐나가시는 미래의 정점에 두고 있다는 말이다. 참된 소망은 믿음과 사랑으로부터 분리할 수도 없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사건이나 시간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부정적인 생각에 빠진다. 예를 들면, 수능시험을 앞에 둔 고등학교 학생들 중에서 걱정과 불안에 휩싸여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바라본 미래의 소망은 그렇게 부정적이거나, 체념적이거나, 패배주의에 빠졌던 것이 아니다. 주님의 재림을 긍정적으로 기대하면서, 내일에의 선한 소망을 품고 살았기에, 기쁘고 즐거운 기다림으로 (positive expectation of good future) 가슴이 벅찼다. 마치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준비상태와 같았다. 다만, 신랑이 더디 오게 되면서, 졸기도 하고 나태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마 25:5).   
한마디로 압축하면, 종말론적 신앙을 나누던 초대 교회 성도들은 “그 날”을 향한 설레임을 갖고서, 함께 예배를 올리고 서로 신앙과 사랑을 나누는 교제와 교육을 위해서 모이기에 힘썼다. 그러나 신랑이 더디 오면서, 매일같이 동일한 종말 신앙을 가지고, 일상생활을 버티며 살아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따라서 성도들이 하늘나라에서의 영생에 대해서는 헛된 의구심이나 왜곡된 미혹에 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모임을 갖고서 바른 교훈을 전달하면서 힘을 불어넣었다. 

초대 교회 성도들의 종말 신앙을 가장 잘 드러내 보여주는 히브리서 3장을 살펴보자. 이 서신서는 히브리인들에게 보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심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설명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신앙인들은 미래를 바라보고 나아가야 한다는 소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첫 서두에서부터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의 탁월함을 증거 한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케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위엄의 보좌에 앉으셨느니라” (히 1:3). 따라서 그리스도를 ”깊이 생각하라” (히 3:1) 또한 ”바라보자” (히 12:2)고 권고한다. 유대 전통과 구약성경에 탁월한 이해를 제시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역과 다시 오실 미래적 희망을, 기독론과 종말론의 조합이 가장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그 날”이 바로 가깝기 때문에 열심히 모이라고 권면한다. 

<계속>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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