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숙 목사.
조명숙 목사.

보고도 믿기 힘든 일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했다. 규모 7.8의 강진이 덮쳐 무려 4천여명(6, 현지시간)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각종 국제소식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 2921명이 숨지고 16천여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시리아에서도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는 711, 부상자는 1431, 반군 통제 지역에선 733명이 사망하고 210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현지 기상까지 좋지 못해 사망자와 부상자는 지금보다 곱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안타까운 심정이다.

더욱 침통한 것은 이번 지진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피해를 봤으며, 본진에 이은 80여차례의 여진으로 인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여기에 마땅히 대피할 장소조차 없고, 부상자들을 치료할 의료시설조차도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도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이다. 다행히 튀르키예와 시리아와 인접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원 약속에 나섰고, 미국 백악관은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까지 나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며, 대한민국도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말 그대로 천재지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어제 오늘의 적대국조차도 한마음으로 도움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각 나라와 국제사회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한국교회에서도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대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그동안 숱한 국제적 재난 상황에 한국교회는 누구보다 앞장서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지진으로 고통을 받은 아이티는 물론, 인도네시아 강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난민 등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에도 한국교회가 누구보다 앞장서 튀르키예와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온전한 사랑을 실천에 옮길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그 도움의 손길이 흩어져 나뉘기 보다는, 하나가 되어 큰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사실 한국교회가 그동안 여러 구호사역을 하면서 잘하고도 욕을 먹었던 것은 외부에 비춰지기에 너무 경쟁적인 모습을 띄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단체나 기관에서 먼저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후속 주자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너도 나도 나서서 하기 바빴다.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과는 상반되게 드러내고 뽐내기에 애썼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곧 얕은 도움으로 그쳤고, 폭넓고 깊은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간혹 국제 구호를 핑계로 모금을 하거나, 성금을 모아 자신들의 주머니를 부풀리는데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해서도 안 된다. 남의 아픔과 슬픔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활용하는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도움은 한국교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어 논의를 하고, 이어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단체나 기관을 모색해 도움의 손길을 건넸으면 한다. 무턱대고 이곳저곳 지원을 해서 정작 필요로 한 곳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곳을 우선으로 지원하고 보살피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특히 앞서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조차 이번 지진 피해에 서로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것처럼, 한국교회도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우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데 나서야 한다. 여기에 더해 각 교회에서도 지진 피해 희생자들과 부상자들, 무엇보다 여성과 어린이들이 더는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특별한 기도 시간을 갖고, 그들의 빠른 치유와 회복을 간구해야 한다. 20232월 안타깝게 희생된 지진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하루라도 빨리 이들이 일상을 회복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예장호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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