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에서 진도 7.8의 대지진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다. 엄청난 대지진은 튀르키예에서만 45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참혹했다. 지진 발생 후 72시간의 골든 타임이 지나고도 계속된 기적 같은 구조 소식에 전 세계가 환호하고 안도했으나 이제부터는 부상자 치료와 이재민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구호단체들이 튀르키예 이재민 구호를 위해 앞다퉈 현지에 도착하고 있다. 이중 기독교 단체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기독교 국제구호단체 사마리안퍼스는 지난 10일부터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현장에서 의료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사마리안퍼스는 현지 보건부로부터 지진으로 완파된 하타이 주립병원을 대신할 의료시설 재건을 요청받고 그 부지에 두 개의 응급실과 약국을 포함한 긴급모듈병원을 설치했다. 현재 이 병원은 24시간 운영되며 지진 부상자들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지원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교회봉사단은 지난 17일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긴급구호 지원을 위해 사랑의교회에서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세계식량계획(WFP)와 업무협약과 함께 긴급의료단 파송식을 가졌다. 이날 파송된 긴급의료단은 그린닥터스와 함께 대지진으로 파괴된 안타키아 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해 의료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난민캠프가 있는 메르슨 지역에서도 의료지원을 하고 생존키트, 난방용품, 식료품 등의 긴급구호품도 전달할 계획이다.

미전도종족 개척 선교를 목적으로 활동해온 인터콥이 파견한 긴급구호팀도 지난 17일 튀르키예 지진 핵심 피해 지역인 카흐라만마라쉬에 도착해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의사 5명과 간호사 9, 현지어 통역 자원봉사자 3명으로 구성된 의료팀으로 구성된 인터콥 긴급구호팀이 마련한 현지 진료소에는 연일 지진 부상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지진 등 재난 지역 현장에서 구호의 손길을 편 건 튀르키예 지진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4월 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가장 먼저 현지에서 의료지원 및 구호활동을 펼쳤다. 당시 기아대책 등 한국의 구호팀은 구호물품 지원뿐 아니라 무너진 흙집을 완전히 새로운 가옥으로 복구하는 작업에도 힘을 기울여 현지인들의 깊은 시름을 달래줬다.

그에 앞서 아이티 지진과 일본 후쿠시마 지진, 중국 쓰촨성 지진 때도 한국교회는 만사 제치고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다. 한국교회뿐 아니라 월드비전,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등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NGO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여전히 자기들만 아는 인색한 집단으로 호도되고 있다. 이웃의 어려운 형편에 가끔 생색을 낼 뿐 진정으로 아픔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비치게 된 데는 한국교회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없지 않다. 이런 평가를 걱정하기보다 더 겸손하게 제 할 일을 해야 한다.

땀과 눈물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한국교회가 오늘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건 기독교인으로서의 본분이다. 그렇게 흘린 땀과 눈물이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국민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3060100배의 고귀한 결실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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