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규 목사.
강동규 목사.

부활절을 앞둔 40일간 말씀과 묵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부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절기인 사순절을 맞이했다. 각 교회는 저마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절기를 지키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행군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는 사순절 기간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대속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한 것을 묵상하며 경건한 삶을 보내야 한다. 개인마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참회와 금식, 단식 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야 한다.

이 기간 우리는 말씀에 더 집중해야 한다. 매일 한 구절씩이라도 묵상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걸어간 길에 동행해야 한다. 40일간 계획을 세워 성경 필사를 하는 것도 은혜로운 일이다. 더불어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일찍 기상해 성경 읽기와 함께 우리들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은혜에 감사드리는 기도생활에도 전심을 쏟아야 한다. 각 교회에서도 시간을 정해 한 자리에 모여 성경읽기를 하거나, 모든 성도들이 몇 장씩이라도 성경 필사를 해서 한권의 성경책을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괜찮다.

매일 한 끼를 금식하거나 단식하면서 그 아픔을 느끼고, 매일 1끼의 식사를 금식하면서 그 비용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히 오늘 AI시대를 살아가는 상황에서 미디어 금식도 중요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예배마저 영상으로 드리는 시대지만, 사순절 기간만큼은 TV나 스마트폰, 온라인 게임, 유튜브, OTT플랫폼 등 각종 매체로부터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 이 기간이라도 잠시 손에서 스마트폰 등을 내려놓고 걷기 운동을 한다든지, 양서를 읽는 것도 좋다. 간혹 미디어 시대에 미디어 금식을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갖는 사람도 있는데, 1365일 중 40일 간 미디어 금식은 크게 어렵지 않다.

말씀과 기도, 금식에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눔과 헌신에 있다고 본다. 사실 교회의 절기들 대부분은 교회 울타리를 넘지 못하고, 교회만의 행사로 끝나기 일쑤다. 단순히 행사로만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는 대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향한 아낌없는 사랑실천이 필요하다. 제 아무리 세상이 성장하고 발전한다고 해도, 우리 주변에 가난하고 굶주리고 고통당하는 이웃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오히려 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이들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서 그 고통은 배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이들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모두가 힘든 시절을 살다보니 선뜻 나서기 어렵다. 이럴 때 우리 교회가 앞장서 이들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줘야 한다.

사순절 기간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고, 교회가 주최가 되어 헌혈운동을 벌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또 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와 격려를 통해 희망의 불씨를 살려주며, ‘그래도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있어 행복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좋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피해자들과 규모 7.8의 강진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튀르키예와 시리아 이재민들을 위한 기도와 함께 여러 모양의 후원도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한민족인 북한 동포들과 복음통일을 위한 기도와 함께 다문화 가정의 이주민들이 국내 정착에 도움을 주는 다각도의 노력도 요구된다.

2023년 사순절 기간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한국교회와 우리 성도들이 회개와 절제, 경건의 삶을 살길 바라며, 말씀, 기도, 나눔과 헌신의 40일을 보내길 간절히 소망한다. 무엇보다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을 섬기는 본을 보이고, 한국교회는 분열과 갈등을 멈추고 화합과 일치로 거듭나는 단초를 놓길 기대한다.

예장 개혁선교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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