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목사.
김명식 목사.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 화합과 일치에 대한 염원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수많은 교단과 연합기관, 단체로 나뉘어 쪼개져 있는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 됨의 바람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교회 하나 됨의 가장 중심축이나 다름없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공석이었던 대표회장을 세우고, 이탈했던 교단들도 속속 복귀한다고 하니 이번이야 말로 한국교회의 하나 됨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순풍이 부는 상황에서 더욱 힘차게 나아가기 위해선 돛을 달아야 한다. 먼저 그동안 실추된 한국교회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교회의 외적 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렸던 과오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회개와 각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세속주의와 물량주의, 맘몬에 사로잡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쌓았던 바벨탑을 과감히 허물고, 오직 예수, 오직 말씀에만 집중해야 한다. 인간의 높은 권좌에만 혈안이 되어 도덕성과 윤리성이 땅에 곤두박질한 잘못을 시인하고, 이제는 본질로 돌아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데 더욱 애써야 한다. 무한 교회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대사회적 봉사에도 전력을 쏟아 누구보다 한국교회가 사랑의 종교라는 사실에 변함이 없음을 각인 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해선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 사실 오늘의 한국교회의 후퇴를 만든 장본인들은 어찌 보면 한국교회 지도자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개인의 이기와 권력에 목을 매어 정작 정의와 공의는 등한시 했다. 윗물부터 흐려서 오다보니 아랫물은 더 말할 것 없이 혼탁해졌다. 이제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죄를 회개해야 한다. 회개의 열매 없이는 혼탁해진 물을 깨끗하게 만들 수 없다. 위로부터 변화되지 않으면 결코 새롭게 나아갈 수 없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더 이상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가장 높은 자로서 오셔서 가장 낮은 자의 심정으로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쫓아야 한다. 교계는 물론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지도자로서의 길을 걷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한국교회 하나 됨을 위해서도 지도자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서서 진정 하나 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혼란에 빠진 우리 사회를 향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천재지변, 사회적 갈등, 장기적 경기침체 등 숱한 고난과 역경의 풍파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다. 여기에 일자리 부족,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인한 미래 불안 등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지경이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국민들이 어렵고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미로에 갇혀 헤매지 않으며 밝은 미래를 꿈꾸며 나갈 수 있도록 이정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들에게 길과 등불이 되어줘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온상으로 세상의 온갖 비난과 비판을 받는 처지가 아닌, 삶의 바른 본이 되고 꿈이 되는 희망의 메신저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순절 기간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새롭게 거듭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행군에 동참해, 한국교회 역시 스스로 회개와 각성, 절제, 경건을 통해 낮아지고 또 낮아지길 소망한다.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고, 더 이상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닌, 교회가 세상을 향해 바른 목소리를 내는 참 교회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그래서 멈춰있는 한국교회의 성장 동력을 재가동시키고, 나아가 땅 끝까지 이르러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사역 감당에 더욱 매진하길 간구한다.

기하성(순복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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