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최고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도 분열에 동참했다. 평생 목회일선에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인 원로목사들은 15년전 친목모임인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이하 한기원)를 출범시켰다. 처음 한기원은 현장목회를 감당하는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목회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준다는 목적을 가지고 창립됐다. 헌데 이 원로목사회가 3, 아니 4개로 분열되었다는데 안타깝다.

처음 한국기독교원로목회자재단의 지원으로 출범한 한기원은 이제 총원로목사회, 한기원 김용도 목사측, 한기원 김원식 목사측으로 분열됐다. 원로목사들은 하나님 나부터 회개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했습니다란 주제로 회개의 기도 성회까지 열었다. 이 기도 성회는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고, 하나의 한국교회를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었다.

이런 초심은 얼마 가지를 못했다. 20195월 한기원 상벌위원회가 전 대표회장 문모 목사, 전 감사 이모 목사, 강모 목사, 전 회계 이모 목사, 전 서기 최모 목사를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업무상 횡령, 배임, 사문서위조, 동행사(중앙위원회 정기총회 회의록) 등의 혐의로 고소하면서, 분열은 이미 예견됐다. 이로 인해 한기원은 처음 원로목사들의 분열이라는 아픔과 함께, 한국교회 원로목사 분열의 역사를 썼다.

이 분열 역시 하나님의 자리를 돈으로 대치시킨 결과였다. 한마디로 전 대표회장 문모 목사가 재직 중인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공금 수천만원을 횡령, 2018430일까지 변제하기로 하고, 현금보관증과 각서를 쓰고서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또한 이들 피고소인 5인이 공모해 중앙위원회 회의록과 정기총회 회의록을 위조, 행사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이로 인해 70-80이 넘은 원로목사들이 검참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죄인으로서 판사 앞에 서서 조아려야만 했다.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것이 한기원의 1차 분열이었고, 2차 분열은 최근에 일어났다. 원로들의 지배욕과 권력욕에 강한 노심을 그대로 드러내, 참담하기 그지없다. 서로 불법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한기원 상벌위원회가 김용도 목사를 비롯한 이상모 목사, 박재영 목사를, 한기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징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김용도 목사측은 2023년 증경회장단 회장 강만원 목사가 대표회장에 김용도 목사를 추천하였기에 2023128일 일번지 식당에서 총회를 개회하고, 김용도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재선출했다. 또한 문제가 된 증경회장단에서 추천하는 대표회장을 임원회에서 추천하는 법개정을 상정했다. 따라서 김용도 목사측은 앞으로 임원회에서 대표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또 이들은 지난 24일 일번지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한기원 김원식 목사측의 징계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반박성명을 냈다. 아울러 2023128일 총회를 제외하고, 한기원 제25차 총회의 이름으로 열리는 총회는 불법임을 천명했다. 이는 증경회장단이 김용도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추천했다가, 얼마 안 돼 김원식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추천하면서, 분열과 갈등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렇게 한기원이 분열되면서, “원로목사님들 마저도 소유욕과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분열의 모습을 그대로 표출하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온다. 그렇다고 3개 원로목사회 분열의 중심에 있는 원로목사들이 1만명 이상되는 원로목사들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 모임 역시 몇 명이 모이는 소그룹단체로 변질되었다. 처음 원로목사회 재단 이름으로 모였을 때만 하더라도, 원로목사 위로회 등의 행사에 수백여명의 원로목사가 참석했다.

이때는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위한 기도행진, ‘나부터 회개하겠습니다등의 영적각성기도, 분기별 원로목사 위로회 등의 굵직한 행사를 가졌다. 이런 원로목사회가 어느 정도 돈이 모아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이들에게도 돈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다른 기독교단체와 마찬가지로 분열의 늪에 휩싸이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것은 1차 분열 때의 모습을 보면 극명하다. 이런 모습이 한국교회에 비쳐지면서, 일각에서 원로목사님 고집과 아집을 버리고 하나 되세요라고 촉구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