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태워 불 밝히는 새벽
탄생은 죽음을 만들지만
우리는 사랑을 창조하는
첫 부활의 후예
거친 바람에 흔들려도
자기 몸을 태워 어둠을 비치는
촛불 심지가 되리라
마지막 숨이
저절로 푹 하고 꺼져
어둠 속 밑바닥에 이르는 날에
태울 수 없는 사랑은
어둠을 부끄럽게 하려
끝까지 불을 밝힌다
안식을 위한 암흑이여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나를 태우는 촛불이여
작은 빛
혼불을 드는 사람은
날마다 부활의 새벽을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