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 강 목사
오 수 강 목사

지난 3월15일자 국민일보(인터넷) 기사 중에 “전 세계 목회자 70%가 성경 한 번도 읽지 않는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 기사 내용을 접하는 신도들과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기독교 신앙에 호의적 반응을 보인 분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주며, 기독교 선교와 가르침이 약화 되는 현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도자들은 신자들에게 설교나 교육할 때마다 성경 즉 말씀을 읽는 것은 육신의 양식을 먹는 것처럼 영적인 양식을 먹어야 영혼이 건강하고 신실한 신앙생활이 이루어진다고 목성 높여 강조했다. 성경도 안 보는데 다른 책 공부할까?

평소 교회 지도자들은 영혼이 거듭난 그리스도인에게 평소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전도해야 하며, 봉사하고, 얻은 것의 십일조를 해야 함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중에 성경을 읽는 것은 영혼의 양식으로 신앙생활의 근본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라고 증언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전 세계의 목회자들 70%(?)가 성경을 한 번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신자들에게 이율배반적 행동이라고 보며, 표리부동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교회 지도자들의 생활은 하루 중 새벽 시간은 기도와 말씀 묵상으로 시작하고 있음을 모든 신자는 인식하고 있다. 물론 신자들 모두 새벽에 기도에 다 참여하지는 않아도 자신이 섬기는 교회 지도자만큼은 새벽에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고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성도들에게는 성경을 읽자, 기도하자, 전도하자고 외치면서 막상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통계는 차라리 통계를 하지 않은 만 못하다. 왜냐하면 괜히 신자들에게 지도자들의 치부를 노출한 것 같아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그러면 성경을 안 읽는 지도자들은 설교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도 신자들은 궁금증을 더하게 할지도 모른다. 물론 첨단 시대에 인터넷을 검색하면 전 세게 지도자들의 지난주 설교 문이 그 이튼날이면 인터넷에 도배되어 시간이 바빠 성경을 보고 읽을 새도 없는 지도자들은 안성맞춤이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설교 문을 뽑아 그대로 읽으면 된다고 하는데.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그런데 목회자들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신이 선포하는 설교가 방금 조리한 따끈한 밥인지 아니면 남이 지어 놓은 식은 밥인지는 자신만 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무소 부재하신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심을 인지하였으면 한다. 

의문이 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 목회자 가운데 한국교회 목회자도 포함되었는지가 궁금하다. 설마하니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세계에 없는 새벽기도시간을 지키며 그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는다고 한다. 물론 사정에 따라 새벽기도를 실행하지 못하는 목회자도 있겠지만 대부분 새벽 기도 시간에 기도와 성경 읽기는 병행하는 것으로 안다. 한국교회가 일본제국 식민시대와 공산 세력에 의한 육이오 전쟁으로 나라가 황폐되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하였을 때 믿음의 선배 목회자들의 새벽기도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도였다. 이러한 신앙과 믿음의 바탕이 기초가 되어 헐벗고 굶주린 시대를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새벽의 부르짖음이 있었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생명과 영혼의 양식 삼은 목회자 자신도 통독하고 신자들에게 함께 통독한 결과 한국교회는 기도와 말씀의 기초로 세계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혹시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는 자들 가운데 하는 일이 너무 바빠 주객이 전도되어 목회자가 반드시 먼저 해야 할 일인 성경 읽는 일과 기도를 뒤로 하고 강단을 철학이나 시사, 코미디나 예화로 아니면 국내외 유명 설교가들의 설교를 도용 또는 모방하는 것으로 땜질한다면 이는 목회윤리에 어긋남을 알아야 한다. 또한 표현하기가 조금은 거북스런 일 가운데 하나는 교회 부흥을 위해 유사기독교 단체의 교주들이 하는 기획이나 정책을, 이단이나 사교의 포교 방법을 차입해 사용하는 목회자들로 더러 있다는 소식은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다. 교회 부흥을 위해 아무리 이 방법 저 방법 다 사용하다가 은근히 물밀듯 몰려드는 이단의 초특급 성장의 비법을 은밀히 흠모하는 지도자도 있다는 소문은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하다 하다 못해 교회 부흥을 위해, 답답한 사울 왕이 변장하여 엔돌의 신접한 여인을 찾은 것처럼(삼상28:7) 현대 지도자들도 아리랑고개 점집을 찾는 자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선다. 세월이 하도 어수선하니 목회자가 영적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교회를 모래 위에 세우는 것과 심히 다를 바 없다. 전 세계 목회자들이 모두 성경을 읽지 않는다고 해도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 믿음의 선배들이 애써 이루어놓은 몸 된 교회인 신자들에게 매 주일 목회자 자신이 정성 들여 지은 따끈한 영혼의 양식을 먹도록 함이 옳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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