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성 목사.
정진성 목사.

기후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인간의 무한 성장에 대한 욕망이 불러온 결과물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각 나라별 이상고온은 매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가뭄과 산불 등 2차 피해 역시 곳곳서 일어나고 있다. 때 아닌 우박이 떨어져 한해 농사를 다 망치게 하고 있으며, 폭우와 폭설은 해마다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스페인과 태국의 이상 고온, 미국과 호주의 가뭄에 이은 산불, 최근 우리나라의 전국적 산불, 치명적 미세먼지 등 모두가 전 세계적 기후위기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한 인간의 오만에 있다.

일각에서는 지구 종말시계가 자정에서 고작 100초에 불과하다고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끊임없이 위기의 신호를 자연이 보내고 있는데, 이를 무시한 채 지금처럼 계속해서 자연파괴를 일삼는다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에 맞닥트릴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이르다는 말처럼, 전 세계는 지금이야말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무분별한 개발로 지구를 아프게 했다면, 앞으로는 후대에 넘겨줄 아름다운 자연강산을 가꾸고 보살피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숨쉬기도 힘든 오염된 지구가 아닌, 마음껏 뛰어 놀아도 아무 문제없는 맑은 공기를 들이킬 수 있는 환경을 넘겨줘야 한다. 하나님은 결코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정복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뤄 푸름이 지속되는 것을 더욱 원하신다. 그것이 바로 생명이고, 창조질서 보존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들을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 한 때 북극의 눈물’, ‘남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등 다큐멘터리가 방송을 타자, 사람들은 그제 서야 환경보존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삶의 방법을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렇게 또 자연을 파괴하는 일상을 반복했고,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눈물은 이제 전 세계인의 눈물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물러설 곳이 없다.

크게는 자연파괴를 통한 돈벌이 수단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국가별 탄소중립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또 국가별 환경보존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국가 에너지 체제를 석탄이나 석유 등 에너지 사용에서 태양, 수력 등 환경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차근차근 변화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적 캠페인을 전개해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환경보존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국민들도 큰 틀에서 국가의 정책에 따르고, 작게는 스스로 환경보존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간단하게 아나바다 운동을 비롯해 일회용 비닐이나 플라스틱 이용을 줄이고,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일회용 컵이 아닌 개인 컵 사용, 재생 비누 활용, 해매다 바뀌고 또 바뀌는 옷 소비 줄이기, 각종 에너지 소비 줄이기 등 얼마든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러한 노력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끝을 향해 달려가는 지구 종말 시계를 멈추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창조질서 회복을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야 한다.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우리와 우리 자손이 살고 하나님의 피조세계를 살리기 위해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태초에 보기 좋게 만드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온전히 보존하는데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 이제는 부흥과 성장을 위한 세속적인 욕망에서 탈피해 생명공동체를 세우는 생명목회와 녹색교회 운동을 적극 벌여야 한다. 성도들에게도 창조질서를 보존해야할 명분과 목적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 더불어 여름철 전력사용 10% 줄이기, 교회주보 재생용지 사용, 환경주일 및 탈핵주일 지키기, 음식물 줄이기, 버스운행 줄이기,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 타기 등 쉽게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실시하면 된다. 교회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는 감시자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오늘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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