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기 목사.
김탁기 목사.

모처럼 맞은 연휴였지만 멈추지 않고 내리는 비로 아무 곳도 가지 못했다”, “이제 5월인데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벌써 켰다”, “지난여름 비 때문에 많은 피해를 봤는데, 올 여름도 걱정이다

여름이 다가오자 세계 곳곳에 이상기후가 감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른 폭염에 폭우까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올 여름 슈퍼 엘니뇨’(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한 현상) 소식까지 겹치면서, 역대 최악의 폭염과 폭우가 예상되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무려 45도 이상의 고온현상이 일어난 것도 이 때문으로, 당장 6~8월 여름 얼마나 덥고 습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 모든 상황이 괜히 자연이 심술부리는 것 같지만, 사실 인간의 이기가 가져온 부메랑 효과다.

작금의 전 세계의 관심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전 지구적 노력이다. 탄소중립을 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만큼 지구는 심각한 아픔에 처해있고, 여기서 막지 못하면 전 인류적 피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임에도 여전히 전 지구적 위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저 날이 더우면 에어컨 키고, 비가 많이 오면 실내로 들어가면 된다고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혹은 국가의 부흥성장을 위해 탄소중립에 동참할 수 없다는 나라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누구는 하고, 누구는 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온난화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100년만의 폭우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서유럽, 40도 이상의 폭염으로 실외활동이 금지된 프랑스, 37도 이상의 폭염으로 가축이 떼죽음을 당한 미국, 빙하가 무너져 내려 사상자를 발생시킨 알프스, 빙벽이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남극 등 이상기후는 이미 진행단계다. 우리나라도 50년 만의 기록적 가뭄으로 농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고, 몇몇 지역은 물부족으로 급수를 제한하기도 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문제는 이런 기후의 변화가 종내 다양성 감소를 불러 일으켜, 세계 식량위기마저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유엔에서는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식량위기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무려 3억명이 굶어죽을 수 있다는 통계가 나오는가 하면, 2050년에는 기후난민이 12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기후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 등 각종 전염병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말 그대로 기후위기는 단지 덥고, 비가 많이 오고의 표면적 문제뿐 아니라, 전 지구를 파멸의 길로 이끄는 불편한 지름길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개인적, 자국적 유익만 내세워서 탄소중립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개인이든지, 기업이든지, 국가이든지 끄집어 낼 수 있는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서 지구 지키기에 나서야 할 때이다. 어느 특정 국가나, 기업, 사회, 개인에게만 맡겨서 해결될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아프다고 외쳐왔던 지구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다. 이제라도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고, 자동차 사용을 줄이거나 전기 혹은 수소 자동차의 활용을 늘려야 한다. 또 물과 난방 및 냉방 등 에너지를 아껴 쓰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며 재활용 쓰레기 활용을 늘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안 쓰는 전기 플러그 빼기 등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밖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교회도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회복시키기 위해 녹색교회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교회주보를 재생용지로 활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나 도보로 걸어서 예배에 참석하고, 여름철과 겨울철 냉난방을 줄이며, 무엇보다 성도들과 탄소중립 운동에 함께 나서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다음세대에 고스란히 넘겨줘야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스도의교회협 증경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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