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헌 철 목사
서 헌 철 목사

‘성령강림절’을 맞이하며 무엇을 기도하시나요? 성령의 충만한 권능을 받아 누리려고 외쳐 기도하면서도 그 권능을 감당할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은 해 보셨나요?
그래서 말인데요! ‘성령의 충만을 받으면 개고생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셨나요? 오순절 성령 충만 받은 사도, 제자 등 초대교회 수많은 성도는 견디기 힘든 박해, 핍박, 고난, 고독, 나아가 순교(殉敎)를 했습니다. 따라서 역설적이지만 “성령의 충만을 받으면 개고생 한다”는 말을 틀리다 할 수는 없지요? 물론 구원받은 성도에게는 이보다 더한 은혜(恩惠)와 평강(平康)과 영광(榮光) 등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13세기 독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반영한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사회의 불평등. 어린이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 부모의 책임감 등 여러 사회적 문제와 함께, 인간의 거짓, 욕망, 탐욕 등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동화입니다.

도시에 만연한 쥐로 인하여 전염병, 곡식의 손실 등으로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피리부는 사나이’는 그 두려움의 대상인 쥐를 쫓아내겠다고 시장, 마을 사람들과 약속을 합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약속대로 쥐를 모두 강물에 빠져 죽게 했고, 마을 사람들은 안도감에 환호했으나 ‘피리부는 사나이’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피리부는 사나이’는 피리를 불어 마을 어린이들을 이끌어 미지의 동굴에 들어가게 만듭니다. 도시에서 어린이들이 하나둘 사라지더니, 급기야 수많은 아이들이 사라지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고, 할 수 없이 시장, 마을 사람들은 ‘피리부는 사나이’와의 약속을 이행하게 되고, 아이들이 동굴로부터 돌아오게 됩니다.

 쥐를 사라지게 했지만, 시장과 마을 사람들이 약속한 보수를 지불 하지 않자 분노한 ‘피리부는 사나이’는 마을 아이들이 사라지게 하였고, 그때에서야 시장과 마을 사람들은 약속을 이행하였다는 데서 거짓, 불신, 부패 등 당시의 사회상의 폐해를 일깨워줬습니다.

한편 교황청과 신성 로마 제국 사이에 권력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교황청은 영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신성 로마 제국은 세속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세력은 종종 영토와 세속적 권력으로 다투었고, 이로 인하여 독일 등 유럽 사회의 불안정은 심화 되어만 갔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에 대한 회의와 불신, 십자군 전쟁의 실패, 교회의 부패와 타락, 성직자들은 세속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교회 재산을 착복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으며, 교회 제도 자체는 불평등 등을 해소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부패와 타락으로 교회는 신뢰를 땅에 떨어졌고, 사람들은 교회를 불신하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사이비, 이단자들이 독버섯처럼 머리를 내밀고 교회와 사회는 더욱 혼란에 빠져들어 갔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그 해결책을 면죄부 등 여러 가지 비성경적, 비신앙적 발상을 하면서, 결국 16세기에 들어 종교 개혁이 일어나게 됩니다.

작금에 교회, 사회의 미래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의해 어두움의 긴 동굴로 들어가고 있다는 염려스러운 말이 회자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성령강림절’을 맞이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두고 소리높여 기도하고 있나요?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 3:5)

동화의 배경이 된 실제 사건은 1284년 하멜른에서 발생한 것으로, 하멜른의 공문서에는 "6월 26일 하멜른 시내에서 130여 명의 어린이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도 합니다. 이 사건의 원인에 대하여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단지 흑사병, 전쟁, 종교 박해 등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전해지기도 합니다.

한국장로교신학 연구원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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