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요즘 한국교회는 목회자들의 수난시대이다. 여러 교회들이 교회 안에서 분쟁이 일어나 소용돌이를 겪고 있고, 각 언론들과 일반 대중이 갖는 교회와 목사들에 대한 비난이나 생각이 곱지 않다 못해 대립적이고, 공격적이다. 

교회내의 정화되지 못한 소용돌이가 교회 내에서 제대로 조정되어 극복되지 못하고, 교회 밖으로까지 알려지거나 도를 넘어 심지어 세상법정에 소송하는 사태로까지 번진 경우나 언론의 가십(gossip)거리가 되고, 교회와 교인들의 이기주의가 사회면을 채우는 경우들도 허다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의 원인은 많은 문제와 원인들 중에서도 목회자의 사명과 신학의 지적수준문제보다 보편적 자질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여긴다.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 악한 소용돌이에 휩쓸려 고통당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보면 속상하고, 불편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원인을 목회자의 자질에서 찾을 때, 더 부끄럽고 두렵다. 이 시대를 이끌어야 할 목사가 지녀야 할 인성적 기본 자질들을 생각한다. 

첫 번째는 정직이다. 정직(正直)이란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목사는 무조건 정직해야 한다. 진리의 말씀 앞에 정직하지 못하면 성직자로 설 수가 없다. 정직하지 못한 목사는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처럼 결국 버려지게 된다. 아니 누가 버리기 전에 자기 속에서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 앞에 침묵하거나 눈을 감거나 건너뛰지 않고, 무릎을 꿇고 자기를 성찰할 줄 아는 정직한 목사여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정직을 강력하게 요구하신다.

그리고 탁월성(卓越性. transcendentalism)이다. 목사 그 자체만으로 지도자이다. 지도자 중에서도 현실세계를 넘어 정신세계를 이끄는 영적 지도자, 정신적인 지도자이다. 그러기에 애초에 남보다 두드러지게 뛰어나 탁월해야 한다. 목사의 탁월성에는 영적 탁월성만이 아니다. 지적으로도 탁월하여야 하고, 그 무엇보다 도덕적 탁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성경속의 지도자들은 가장 보편적이나 비범(非凡)을 넘어 탁월했다. 지금 한국교회가 소란해진 이유들 중에 하나는 애초에 지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기본 자질을 갖추지 못한 목사들을 한국교회가 양산한 탓도 있다.

그리고 겸손(謙遜, humility)이다. 겸손은 자신(마음)을 낮추며 상대방을 인정하고 높이는 욕심 없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죄성과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께 의지하는 자세(눅15:17-21; 18:13-14)가 겸손이며, 겸손의 모범을 보이신 분은 우리 구주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되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달려 대속의 죽음을 당하시기까지 죄인들을 사랑하시고, 구원해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빌2:5-8) 겸손은 성경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요구되는 신앙 덕목이다(신8:2; 대하7:14).

겸손은 목사뿐만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지녀야할 신앙덕목들 중의 첫째이다. 그리스도인의 겸손은 하나님 앞에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 

지도자로서 겸손한 목사이려면 하나님 앞에서는 물론이고, 교회와 교인들 앞에서도 자기 "잘못"을 기꺼이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목사들이 간단한 ‘실수’와 ‘잘못’을 단백하게 시인하는 용기를 갖지 못하여 자신과 교회가 어려움에 빠지는 것을 종종 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력 있는 지도자는 자기 잘못을 위장하여 덮거나 바리세인들처럼 위선으로 하는 위장과 포장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 자신을 들어내고 회개하는 자일 것이다. 

끝으로 한 영혼에 대하여 불쌍히 여기는 긍휼과 연민(憐愍)과 사랑이다. 영혼에 대한 연민이라 함은 불신앙에 처한 영혼들에 대한 구원의 안타까움이다. 우리 구주 예수그리스도는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시고 그들이 훗날 당할 일들을 생각하시며 우셨다. 이를 사실상 유학의 창시자랄 수 있는 공자는 측은지심이라 하여 종교의 근본이라 하였다. 그리고 연민을 다르게 표현하면 남을 깊이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자비(慈悲)라 할 수 있다. 자비는 상대방이 기뻐할 때에 함께 기뻐하고, 슬퍼할 때에 함께 슬퍼할 수 있는 마음이다. 말하자면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마음이다. 자신에게 삿대질을 하며 덤벼드는 교인들을 긍휼의 마음을 품고 대하면 관계도 분위기도 달라질 것은 명확하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과 연민의 마음으로 용서하시고 받아 주셨으니 우리들도 교인들을, 사람들을, 이 사회를 구원의 대상으로서의 연민의 마음으로 대하여 다툼이 화평으로 바뀌는 기적을 일으키는 교회와 목사들이기를 기도드린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