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성 교수
김 재 성 교수

초대교회는 ”가정교회“였다. 사도 바울은 ”아시아의 교회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아굴라와 브리스가와 및 그 집에 있는 교회가 너희에게 간절히 문안한다“고 하였다 (고전 16:19). 로마서의 말미에서는 ”그들 집에서 모이는 교회“에도 문안했다 (롬 16:5). 초대교회 시대에는 수천 명,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는 없었다. 그래서 브루스 박사도 또 다른 해석의 가능성으로 ”가정 교회“의 모임일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놓았다. 각 지역마다 여러 곳에 흩어져서 모이던 작은 교회들이 있는데, 일부 성도들은 각기 다른 지역에 모이던 모임을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교회의 초기 역사를 증거 하는 자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예루살렘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도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서 모였었다 (행 1:13). 예루살렘 교회는 베드로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기도하였는데, 그가 석방된 직후에 제일 먼저 찾아간 곳도 역시 그 작은 교회였다(행 12:12). 가정에서 모이는 교회는 비록 작지만, 이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두 세 사람이 모여서 기도할 때에  하나님의 놀라운 응답을 체험하였다. 

초대교회가 가정에서 모이는 경우에, 가정 교회는 숫자는 대략 오십여 명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가정의 헌신으로 마련된 예배와 기도의 집회 장소들에 모여서 서로 돌아보면서 격려하고, 소속된 성도들끼리 긴밀한 연대를 갖고 있었다. 비록 건물은 웅장하지는 않았지만, 각 도시마다 은혜를 입은 성도가 제공하는 가정교회가 왕성하게 세워져 나가고 있었다. 여러 곳에서 작은 가정에서 모여서 차츰 구체적으로 형성되어진 초대교회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는 신앙에 기초하였다. 그 도시 안에 거주하는 성도들 사이의 교제와 연대의식이 매우 긴밀하였다. 때로는 전체가 큰 규모로 모여서 예배와 교훈을 듣기도 했을 것이다 (행 5:12, 19:9). 

가정교회의 집회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일은 하나님을 향한 예배였다. 예배는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는 일에 초점을 두고 시행되는 경배의 시간이다. 하나님께서는 예배하는 자를 찾으신다. 따라서, 예배는 철저히 하나님 중심적이다. 또한 이렇게 예배로 부르시는 가운데서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에게 은혜와 복을 내려주시고자 하심이다 (히 11:6). 예배에 참석한 성도가 생명의 은혜를 입게 되는 경건의 체험 현장이기도 하다. 

참된 성도는 교회에서의 예배로 나아가 함께 경배를 올리는 모임을 포기할 수 없다. 히브리서에서 지적한 바, 아주 오래전부터 거짓 신앙을 가진 자들은 함께 모이는 성도의 교제와 공적인 예배 모임을 포기해 버렸다.

교회 안에서 교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라는 수직적인 차원과 동료 성도들과 만남을 통해서 수평적 교제로 이뤄진다. 성도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 땅위에 살아가는 동안에 육체의 더러운 것과 인생의 자랑과 안목의 정욕으로 휩싸여 있다. 성도는 이런 것들에 빠진 자들과 확고하게 단절해 버리고, 오직 믿음을 가진 자들과 교제를 통해서 하늘나라의 위로와 상급을 소망해야만 한다. 

<계속>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