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숙 목사
조명숙 목사

‘극한호우’(1시간 누적 강수량 50㎜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 90㎜가 관측된 경우)로 인해 한반도 전역이 물바다가 됐다. 안타깝게도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고, 재산피해도 만만치 않다. 걱정인 것은 아직 복구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장대비가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전해지고 있다. 부디 더는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오늘 한반도에 유례없는 물 폭탄이 떨어진 데에는 인간의 이기로 인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의 원인으로 많은 수증기량과 ‘대기의 강’(수증기가 가늘고 기다란 띠 형태로 이동하는 것) 현상,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꼽았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수증기량이 많아지고 이는 곧 대기의 강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지구는 시름시름 앓았고, 그 고통이 조금씩 쌓여 터지고 만 것이다. 지구는 여기저기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인간은 귀 기울이지 않고 무한성장에만 혈안이 되어 채찍을 가한 것이다. 뒤늦게 이제라도 지구를 지켜야 한다며 무분별한 발전에 제동을 걸고는 있지만, 여전히 반대논리를 펴고 있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은 점점 지나가는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데에는 더디다. 결국 인간이 저지른 숱한 잘못들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인간의 삶을 위협에 빠트리고 있는 셈이다. 

어찌 보면 자연의 심술은 인간을 향한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 인간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무분별한 개발에만 목을 맨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따라서 인간은 그 어떠한 핑계를 대지 않고, 당장 눈앞에 닥친 지구 살리기에 중점을 둬야 한다. 여기에는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혹은 후진국 등의 경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접근해선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탄소중립 운동은 좋은 본보기다. 국제적 규제를 둬서라도 더는 지구의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경제적 부를 이루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면 더 큰 경제적 손실이 온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국가적 노력에 더해서 우리 사회와 기업, 또 개인의 노력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티클 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것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에는 산을 이룰 수 있다. 제 아무리 국가적 노력이 있다고 해도, 사회나 기업, 개인이 ‘나 몰라라’하면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80억 지구인들이 똘똘 뭉쳐서 우리들의 터전인 지구가 더 파괴되기 전에 되살리려 노력해야 한다. 크고 거창한 것은 세계기구와 각 국가에 맡기고, 개인은 일상 속 작은 실천부터 하면 된다. 

물과 전기를 아끼고, 가까운 거리는 차를 이용하기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혹은 걷거나 자전거 등을 이용하면 된다. 또 해마다 사고 버리는 옷도 자제하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없도록 개인 컵을 가지고 다니거나, 재활용품을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메일함을 가뜩 채운 메일을 삭제하는 것도 탄소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지키는 일은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겨 나갈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습관이 되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된다면 아프고 병든 지구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뜨겁고 습한 올 여름, 지구를 살리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들이 더해져 화창하고 쾌적한 기후로 변화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예장 호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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