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헌 철 목사
서 헌 철 목사

정수동(정수동 1808-1858)이 어느 시골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 시골 친구는 사는 형편은 넉넉하면서도 워낙 구두쇠라 밤이 되어 캄캄한데도 불을 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금 있으려니 저녁상이 나왔다. 그러나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정수동이 어둠 속에서 저녁을 먹다 보니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괘씸한 친구를 좀 골려 줘야겠군"
이렇게 작정한 ‘정수동’은 뜨끈뜨끈한 밥 한술을 떠 낼름 친구의 입에 틀어넣었다.
시골 친구는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여보게, 이게 무슨 짓인가?"
정수동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대꾸 했다.
"아, 이거 미안하게 되었네, 난 그게 내 입 인줄 알았지 뭔가"
친구는 그제야 ‘정수동’의 속셈을 알아듣고 비로소 불을 켰다.(출처 : 유모어 화술에서)

기독교계 언론들은 7월 10일 오후 2시 ‘연동교회’에서 제15회 ‘한국장로교의 날’ 행사에 대한 대대적으로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행사가 점점 그 힘을 잃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2010년 7월 10일 장충체육관에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28개 회원교단의 교단장과 총무, 목회자, 성도 등이 모여 분열을 거듭해 왔던 과거 장로교회 역사를 회개하면서 서로를 얼싸안고 새로운 연합과 일치의 모델을 만들어 가자고 다짐하면서, 대표회장의 설교를 통해 구체적인 회개를 하였다는 내용이 모든 언론을 통에 보도 된지 어언 13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우리는 무엇이 개혁되고 어떤 변화를 이끌어 냈을까?.

한때 2012년 9월까지 1교단 다체제의 연합체를 완성하자는 제안으로 활발한 움직임도 있었지만, 기대와 회의만 교차하기도 했었다. 이때 각각의 교단의 우월성을 들어내기보다는 1교단 다체제의 연합을 추구하기 위한 진정성이 있다면 크고 작음을 떠나 서로를 인정하고 진정한 형제애로 대형교단들이 먼저 손을 펴는 자세가 선행될 때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니 ‘한국장로교총연합회’에 소속된 교단만이라도 같은 로고를 사용토록 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다분히 정치적이요 선언적인 것에 불과 한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고,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팽배했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장로교 역사 속에 일치를 외치면서도 자신이 속해 있는 교단의 우월성만을 내세우기에 급급해 왔음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11년의 세월이 지났으나 열매는 보이지 않았고, 분열은 지속되어왔다. 그래서일까? 장로교단의 수가 300여 교단도 넘는 다고도 한다.

그나마 ‘백석’에서 중소교단들과의 통합을 이루는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보도에 박수와 함께 더욱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반면 인터넷상에는 모 연합단체에서는 이단 해제 문제로 금전이 오고 갔었으며, 또한 요구가 있었다는 내용이 돌고 있는데 그 검색 수가 수만을 넘나드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처구니없는 것은 그 대표회장이 또 다른 장로교단 연합회의 대표회장도 겸하고 있다는 데도 사과의 말은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교단 분열은 그 어떤 이유보다도 인간의 이기심. 탐심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주제로 모인다 해도 이기심, 탐심 등을 내려놓고 손을 펴지 않는 한 교단의 분열은 늘어만 가게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 3:5)

한국장로교신학 연구원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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