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다윗은 자신의 분수를 지켰다. 항상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분별하여 스스로를 다스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할 허황된 목표를 정하고, 정력과 시간을 낭비한 사람들의 결국은 실패다.

다윗은 자기 분수를 지킴에 있어서 지혜자다. 자신의 눈높이를 낮게 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에는 적합한 사람을 찾아 그에게 그 일을 돌렸다. 이런 다윗의 태도와 그릇을 보고 사람들이 다윗에게로 모여들었다.

모여든 사람들을 대충 이끌지 않고, 팀을 만들어 조직을 강화했다. 자신보다 나은 자질을 지닌 사람을 높여주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은 세워주며, 팀으로 움직였다. 다윗은 겸손했기에 책임은 자기가 지고, 공(功)은 다른 사람에게 돌렸다. 이런 처신의 다윗에게 성공은 자연스운 것이었다. 시대는 변해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십의 조건은 변하지 않는다.

다윗은 실로 난세(亂世)를 살았던 인물이다. 그는 안팎으로 밀려드는 온갖 시련과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다윗이 그럴 수 있었던 저력을 시 131편 2절에서 찾을 수가 있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내가 내 영혼으로 평온하게 하기를…” 다윗이 어떤 처지에서도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평정심(平靜心)을 잃지 않았음을 본다. 살얼음판과도 같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격랑의 인생길을 걸으면서도 다윗은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긴 젖 뗀 아이 같은 평온함을 누렸다.

다윗은 불같은 정열의 사람이었으나 자신의 정열에 휩쓸리지 않고, 자제(Self-control)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때마다 밀려드는 온갖 시련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삶의 태도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평생토록 쌓아온 업적과 평판을 한 순간의 감정폭발로 허물어뜨린다. 그러나 다윗은 최악의 조건에서도 마음의 고요함과 평온함을 지키고, 유지했다. 이런 내공(內功)이 다윗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다윗도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내곤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윗이 남달랐던 점은 그런 중에도 결정적인 때에 자신을 통제하여 평정심을 지켜 낸 것이다. 우리는 평정심을 잃고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일을 그르친다. 우리가 감정을 순전하게 지배할 수 있다면 큰 복이지만 감정이 우리를 지배하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화(炎)를 입는다.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감정을 조절하여 평온을 유지할 때, 우리의 삶은 행복하다. 다윗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누렸던 삶이다

"다윗이 블레셋 사람 골리앗에게 이르되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삼상 17:45)

우리는 다윗이 위대한 왕인 줄은 잘 알지만 다윗이 위대한 왕일 수 있게 한 사람, 사무엘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사무엘은 이스라엘 역사의 전환기, 사사시대에서 왕정시대로 전환되는 격변기에 백성들을 이끌었던 걸출한 영적 지도자요 사명을 다한 하나님의 사람이다. 사무엘은 마지막 사사요 첫 번째 선지자다.

백성들이 수차례나 사무엘에게 왕이 되어달라고 간청했으나 사무엘은 끝까지 영적 지도자로써의 자기 자리를 지키며, 정치권력을 탐하지 않았다. 왕이 되어 주기를 간청하는 백성들에게 자신이 왕이 되는 대신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여 왕으로 세웠다. King Maker의 역할로 그가 세운 첫 번째 왕이 사울이다. 그러나 사울이 왕이 된 후에 본분을 잊고, 왕다운 왕이 되지 못하므로 그를 패하고 다시 세운 왕이 다윗이다.
사무엘이 다윗을 처음 만난 때 다윗은 20세 안팎의 양지기 청소년이었다. 사무엘은 깊은 영적 통찰력으로 그가 훌륭한 왕이 될 수 있음을 간파하고, 차기 왕으로 다윗에게 기름을 붓고, 안수하였다. 다윗이 차기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았다고 곧 바로 왕이 된 것이 아니다. 왕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훈련이 시작되었을 따름이다. 

다윗은 알지 못했지만 그의 첫 훈련이 아버지가 맡긴 양떼를 돌보는 일이었고, 좋은 양지기가 되기 위해 스스로 훈련한 것이 돌팔매질이다. 양을 헤치는 짐승들을 물리치기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돌팔매를 수련하여 쌓은 실력이 다윗으로 왕이 될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딛게 한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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