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덕 교수
김 재 덕 교수

자녀 양육에 최고의 교사는 부모입니다. 자녀를 양육(교육)한다는 것은 부모가 어린 자녀들에게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도록 생활 전반에 모범을 보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자녀 양육의 선행조건은 부모의 신앙적 실천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요구하는 것들을 먼저 실천하지 않고 말로만 한다면, 어린 자녀들도 부모와 같은 행위를 따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성서적 자녀 양육(교육)과 사회 및 학교의 교육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구별해야 합니다. 

세상의 양육 방법은 주로 과학적 지식에 근거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성서적 자녀 양육 방법은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기보다, 성경 말씀에서 얻은 지혜를 양육(교육)에 실천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성서적 양육(교육) 방법 중에서, 첫째로 중요한 것은 양육(교육)하는 장소입니다. 부모의 각자 상황과 양육(교육)의 내용이 달라서, 특정한 장소를 언급하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양육(교육)에 적합한 장소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특히,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 입학 전의 어린 자녀들에게 양육(교육)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조용하며 깨끗한 공기가 있는 자연입니다. 현대의 삶에서는 부모의 직업 문제가 있으므로 자녀의 환경만을 고려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가족의 정서적·신체적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연봉을 많이 주는 직장을 얻기 위한 양육(교육)을 고려하기보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좋은 성품을 형성하는데 어떤 환경이 도움이 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좋은 자연환경이 가족 전체에게 제공하는 유익은 매우 큽니다. 물론, 어떤 부모들은 도시 생활에서 주는 유익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형편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필자는 신앙적인 측면과 어린 자녀들의 정서적·신체적 측면을 고려해서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 자녀 양육(교육)에 유익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도시의 소음, 매연, 조밀한 주거 환경, 혼잡한 교통, 혼탁한 공기, 많은 사건과 사고 등은 어린 자녀들의 양육(교육)에 유익함보다 무익함이 더 많습니다. 만약 도시 생활하는 가족의 경우에 형편에 따라 조용한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다면, 그것도 대안적 측면에서 괜찮다고 봅니다. 또한, 도시 근교에 자연환경이 잘 조성된 야외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들에게 필요한 양육(교육)자료는 도시환경보다 자연환경이 더 풍부하고 실제적입니다. 자연환경이 좋은 곳보다 시끄럽고 산만한 도시 생활은 어린 자녀들에게 신경과민과 집중력의 분산(저하)을 초래하는 경우가 매우 높습니다. 

요한복음 4장 3절~26절까지 보면,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생수를 가르치기 위해, 우물가라는 적절한 장소를 선택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곳에 다른 사람들이 없어서 사마리아 여인의 영적 문제를 조용히 나눌 수 있었고, 사마리아 여인의 개인적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곳입니다. 또한, 우물가 주변이 조용한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사마리아 여인은 정서적 안정감을 가지고 편안히 예수님께 자기 문제를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분주하게 다니는 장소가 아니기에 예수님께서도 조용히 자신이 메시아임을 알릴 수 있었고, 사마리아 여인의 문제의 답도 우물의 비유를 통해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교사이신 예수님과 학생인 사마리아 여인이 예배와 생수의 문제를 가지고,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조용한 자연환경에서 대화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글도 모르는 아이라고 할지라도, 조용한 자연환경에서는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처럼, 부모와 어린아이는 언제나 나무, 하늘, 구름, 바람, 꽃, 새, 물소리 등을 활용하여 교감할 수 있고,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물과 사랑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어떤 곳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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