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종 문 목사
원 종 문 목사

<이데일리>에 “1차 세계대전급'…러시아 침공에 우크라인 5만명 팔다리 잃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전쟁의 상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남북한이 총 뿌리를 겨누고 있는 대한민국의 상황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6.25한국전쟁을 통해 전쟁의 아픔과 상흔을 경험했다.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1천만명이라는 이산가족이 생겼다. 

이런 상황서 평화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적대적인 목소리만 들린다. 힘에 의한 평화, 자유의 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이렇게 가다가는 남북한 민족이 또 다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분명한 것은 남북한의 무기경쟁은 남북한 민족의 공멸을 자초한다는 것이다.  

<이데일리>에 소개된 우크라이나 여군 루슬라나 다닐키나(19)는 “뼈를 손에 쥐고 있었는데 그 순간 끝이라는 것을, 제 삶이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올해 2월 남동부 자포리자 인근 최전선에서 포격을 받아 왼쪽 다리의 무릎 위아래가 절단됐던 상황을 회상했다. 당시 훤히 드러난 허벅지 뼈를 움켜쥔 채 병원으로 이송되는 차량에 몸을 실었던 그는 의료진이 잘린 다리도 차량에 싣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증언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이처럼 팔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인이 최소 2만명에서 최대 5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안군의 피해까지 합산하면, 그 수는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나 영국의 피해 규모를 방불케 하는 규모라고 한다. 1차 대전 당시 독일인 약 6만7000명과 영국인 4만1000명이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이들의 삶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오늘 국민 모두가 평화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평화를 갈망해야 할 국민의 일부는 힘에 의한 평화, 로마팍스를 외친다. 이는 국민의 구호가 되어 버렸다. 사랑과 자비가 담긴 예수님의 평화, 샬롬은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힘에 의한 평화를 외치는 무기경쟁을 벌인다. 이렇게 가다가는 동족상전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나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민족을 불안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남북한의 무기경쟁은 남북한 민족의 공멸을 자처하는 결과를 가져다가 줄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남북한 민족 대부분은 6.25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의 비극도 뉴스를 통해서만 듣고 있다. 전쟁은 나약한 국민들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전쟁은 국가지도자들에 의해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다. 모든 분쟁도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다. 
오늘 대한민국은 지지리도 못난 구한말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구한말의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패권싸움이 오늘 다시 재현되고 있다. 여기에다 교회들마저도 예수님의 평화보다는, 힘에 의한 평화, 로마 팍스를 외친다. 8월15일 광복절, 해방절을 맞아 한국교회는 가던 길을 멈추고, 예수님의 평화를 외치며, 미래로 나가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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