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살아남기도 급급했을 그곳 아둘람에서 어떻게 위대한 역사를 이뤄내는 근거지로 만들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이 다윗이 아둘람굴 시절에 쓴 시편 57편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시절 다윗과 그의 동지들이 품었던 비전과 꿈을 7. 8절에서 만난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그들은 최악의 조건에서 최상의 비전을 품고 살았다. 그들에게는 남다른 꿈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공동체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어두움에 처한 조국의 새벽을 깨우겠다는 비전이다. 절망으로 탄식하는 백성들에게 희망의 새벽이 되겠다는 꿈이다. 그런 비전이 있고, 꿈이 있었기에 그들은 극단적인 현실을 극복하고, 새 역사를 창출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와 우리교회에 꼭 있어야 할 비전이요 꿈이다!

박정희대통령이 유신체제 직전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주관중교수가 “정치공학(Political Manipulation)”이란 책을 출판하자 청와대가 이 책을 모두 사들인 뒤 절판시키고, 주관중교수를 정치특보로 임명했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정치공학이란 국가를 통치하는 기술을 다루는 학문이다. 민심을 어떻게 장악하며, 반대하는 세력을 어떻게 무력화시키고, 선거는 어떻게 승리하느냐는 등등을 다루는 학문이다. 정치공학을 선한 지도자가 활용하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백성을 행복하게 하는데 사용될 것이고, 악한 지도자가 활용하면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데 사용할 것이다.

정치공학적인 기술을 절묘하게 활용하여 선한정치에 이용한 인물이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인도의 정신적·정치적 지도자. 1869~1948.)다. 간디는 국론이 양분되어 국가적 위기를 맞았을 때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하는 간디의 근황을 모든 언론들이 보도했고, 금식이 보름을 넘어 20일이 넘어가니 간디를 살려야 한다는 온 국민들의 여론이 들끓었다. 반면에 간디의 정책을 반대하던 사람들도 여론에 밀려 반대를 포기하고,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

성경의 인물 중에 다윗은 정치공학을 활용함에 단연 일인자였음을 의심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권좌에 오르기까지 수차례나 위기를 맞았다. 그 때마다 정치공학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위기를 극복했다. 사무엘상 21장에서 다윗은 가드 왕 아기스의 궁궐에서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때 다윗은 침을 질질 흘리며 미친 사람인척하여 살아남는다. 난세에 자신의 뜻을 이루고, 경륜을 펼칠 기회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 반드시 눈여겨보아야 할 처세이다.

천신만고 끝에 다윗이 왕이 되고, 영토는 넓어지고, 국력은 강성해져 가고, 만인의 칭송을 받으며 만사가 잘 되는 듯 할 때 문제가 생겼다. 다윗은 군대를 전선으로 보내놓고, 자신은 왕궁에서 한가롭던 어느 날 왕궁 옥상에 올라갔다가 아름다운 한 여인이 목욕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여인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다윗이 보는 것으로 멈추지 않고, 그 여인이 누구인지를 알아보았다.(삼하 11:1~3)

다윗 일생에 가장 치명적인 범죄로 발전한다. 우리야 장군의 아내 밧세바와 통정을 하고, 임신까지 했을 때, 밧세바의 남편 우리야가 알게 될 것을 염려하여 그 충성된 지휘관을 전선에서 전사하게 만들었다. 그 엄청난 일이 그냥 묻혀 지나갈 수는 없다. 하나님의 사람 나단이 이 일을 하나님을 대신하고, 민심을 대변하여 왕 다윗을 찾아와 신랄하게 책망한다.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 네가 칼로 우리야를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도다."(삼하 12:9)
선지자 나단이 다윗 왕을 엄중히 책망할 때, 다윗은 두렵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회개한다. 다른 권력자들과 다른 다윗의 태도다. 절대 권력자 왕이 그가 비록 선지자라도 사람 앞에서 회개하는 것은 심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다윗은 철저히 회개한다.

"다윗이 나단에게 이르되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하매 나단이 다윗에게 말하되 여호와께서도 당신의 죄를 사하셨나이다."(삼하 12:13)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지도자는 진실 되고, 선한 지도자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지도자 다윗이다. 선지자의 책망을 듣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회개하는 다윗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고, 다윗이 나의 마음에 합한 자라 이르셨다. 회개에서 리더십이 일어나고 확장된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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