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고 현 목사
김 고 현 목사

성경 시편 55편 13절에 "그는 곧 너로다. 나의 동료 나의 친구요. 나의 가까운 친우로다"고 기록되어 있다. 미국의 제32대 루스벨트 대통령의 영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삶을, 드나들겠지만 진정한 <친구>만이 당신의 마음에 발자국을 남길 것입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 속담에도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대부분 질병과 싸워야 한다. 그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다. 노인은 항상 친구가 그리워하며, 옛 친구의 궁금해 한다. 그리고 만나고 싶어 한다. 어쩌다가 연락이 닿으면, 거리와 상관없이 친구를 찾아 나선다. 

어르신들은 미래를 보고 달려왔던, 바쁜 인생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며, 그때 그 <친구>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정작 만나면 별 할 말도 없을 텐데, 서로 어떻게 나이를 먹고 살아 왔는지 보고 싶이 어르신들의 마음이다. 연락이 되어 어린시절 함께 했던 <친구>을 만나면, 어르신은 그<친구>와의 기억이라고 해봐야 몇 개 없을 터인데, 몇 번이고 반복하며, 엊그제 일처럼 수다를 떨며 정겨워한다.

점심시간 되기 전에 도시락을, 까먹다가 선생님께 혼난 일부터, 여름철 발가벗고 함께 냇가에서 놀았던 이야기까지 스스럼없이 나눌 때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기 그지 합니다. 노년에 필요한 다섯 가지가 가족, 친구, 취미, 돈, 그리고 건강이라고 한다. 다 가질 수 없겠지만 전화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가끔, 만나 옛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것처럼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은 없다. 

'親 친할(친), 舊 옛(구)', 옛날부터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사람이, 바로 <친구>이며, 노년에 그리워하는 친구이다. 그래서 나이 들면서 동료나 동지는 만들 수 있어도 <친구>가 생기기는 어렵다고 한다. <친구>는,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긴 세월 삶의 한 가운데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곁에서 우리의 세월을 함께 해준 소중한 <친구>가 있다면, 우리 역시 그 <친구>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 함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은 없다. 나이가 들면 부귀영화 모두가 귀찮다. 친국만이 서로를 위로하며,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옛정도 다시 나눌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릴적 <친구>를 생각해 보면서, 지난날을 되돌아 보고 아름답고, 정겨운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느껴보기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정겹던 시간을 생각 하면서,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을 <친구> 삼아, 하나님 나라를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는 소망을 가져보는 것도, 노년을 아름답게 보내는 일일 것이다.  

한교연 총무•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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