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 교수
이 민 교수

미국의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의 잠언집 스스로 행복한 사람에는 그 사람을 아는 법으로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사귀는 친구, 그가 칭찬한 대상, 그의 옷차림과 취미, 그의 말과 걸음걸이, 눈의 움직임, 그의 방을 나열하고 있다. 특히, ‘그가 사귀는 친구는 한 사람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금석이다.

2023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탁구의 신유빈(19)-진지희(31) 조가 최종 우승하여 금메달을 따냈다. ‘삐약이라는 별명을 가진 신유빈은 5세 때 한 TV 예능에 나오며 탁구신동으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중국 출신이지만 국가대표 진입의 높은 장벽을 느꼈던 진지희는 탁구를 계속 하고 싶어서 한국으로 귀화하여 기어이 한국의 국가대표가 되었다. 공교롭게도 지희’(知希)라는 이름은 희망을 알다라는 의미이다. 4년을 동고동락하며 21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게 금메달을 안긴 원동력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단연코 두 선수 상호간의 신뢰와 믿음이다. 띠동갑 차이가 나는 탁구 자매는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진지희는 경기장에 갈 때 항상 유빈이와 옆에 있어줘서 너무 좋다. 서로 믿고 끝까지 하자라고 말한다.”라고 했으며 신유빈도 함께 복식을 하면 믿음이 생겨서 자신 있는 플레이가 나온다며 언니가 같이 옆에 있어줘서 믿고 따랐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함께 하면!”, “옆에 있어줘서!”가 승리의 비결이다.

소나무는 송홧가루에서 시작하여 어린 솔을 거쳐 장성한 나무가 되기까지 보통 6년 정도 걸릴 만큼 더디게 자란다. 그런데, 더 빨리 자라는 비법이 있다. 소나무를 심어놓고 그 옆에 키 잘 크고 빨리 자라는 나무를 심는 것이다. 소나무는 이 나무를 보면서 경쟁심을 가지고 더 빨리 자란다. 그러면 기간을 단축시켜 3년 정도면 장성한 소나무가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잘 자라는 사람, 잘 하는 사람 옆에 있어야 한다. 공부 잘 하려면 공부 잘 하는 사람 옆에, 컴퓨터를 잘 하려면 혼자 매뉴얼 가지고 연구하는 것보다 컴도사옆에서 보고 배우는 게 더 빠르다. 속된 말로 노는 물이 달라야 한다. 오래전 가수 남진 옆에 나훈아가 있었던 것처럼, 야구선수 선동열이 최동원과 동시대에 경쟁한 것처럼,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터인 김연아가 국적은 다르지만 같이 경쟁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대가(大家)가 되는 법은 간단하다. 그 대가 옆에 있는 것이다. 누구 옆에 있느냐가 운명을 결정한다.

구약의 요셉은 노예가 되어 감옥에 갇힌 광야에서도 형통한 자”(39:2)로 불렸다. 그 비결은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하시므로”(The LORD was with Joseph and he prospered- NIV)이다. 여기에서 형통은 히브리어 찰라르’, 영어의 ‘prosper’(번영하다)로 일이 뜻대로 잘 풀리는 만사형통이 아니다. ‘형통의 성경적 정의는 하나님이 함께 하심이다. 요셉은 감옥 안에 있었다. 상황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형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요셉은 광야 인생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므로 형통했다. 하나님과의 동행이 형통한 복이다.

그리스도인에게 복은 하나님이 함께 하심이다. 하나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복이다. 그리스도와 함께함으로 가치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시작은 임마누엘’(1:23)이었다. 예수님의 마지막 격려도 마찬가지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28:20)

복음성가 가수 김민식이 부르는 CCM <주와 함께라면>의 가사가 좋다. “주와 함께라면 가난해도 좋아 참된 부요함이 내 맘에 가득하니까~ 주와 함께라면 병들어도 좋아 참된 건강함이 내 맘에 가득하니까~ 내 맘 아시는 주 항상 함께 계셔 약한 내 영혼에 위로와 능력 주시네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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