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 ∞ Scenery 4 50.7x50.7cm(each) 한지에 수묵 2023
Window ∞ Scenery 4 50.7x50.7cm(each) 한지에 수묵 2023

한국화 작가 윤영경의 개인전 ‘Window Scenery’가 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극동방송국 지하 1층 극동갤러리서에서 열린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윤영경 작가(과천교회 집사)는 독일과 폴란드, 미국, 중국 등 국내외에서 열다섯 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한 실력자다.

그동안 백두대간 산줄기와 동해, 남해를 하늘에서 굽어보며 수 미터나 되는 종이 위에 붓을 휘둘렀던 윤 작가였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작업실 창문 밖 풍경이라는, 너무나 익숙해서 특별한 것 없을 것 같은 주제(主題)를 택해 먹빛 하나로 무수한 변주(變奏)를 만들어 냈다.

Window ∞ Scenery 10 190x160cm 한지에 수묵 2023
Window ∞ Scenery 10 190x160cm 한지에 수묵 2023

화가에게 화폭은 세상을 보는 창()이 되는데 이번에는 창속에 창이 하나 더 만들어졌다. 이른 바 이중(二重) (), 더블 윈도우. 창문과 더불어 계단은 뜰과 만나는 또 다른 통로이다. 창문과 계단은 옅은 먹선만으로 긋고 뜰의 풀잎들은 짙은 먹으로 채워 강약의 리듬이 어우러졌다. 때때로 나무와 풀이 실내로 들어와 초현실(超現實) 풍경이 되기도 했으며, 실재하는 풍경에서 실재하지 않는 풍경으로 나아간 것은 작가가 꾸며낸 변주의 절정이다.

또한 바탕 재료는 종이와 더불어 천으로 만든 캔버스도 사용했다. 캔버스가 종이처럼 먹을 부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종이와 캔버스 그림이 거의 구별이 안 되는 것은 작가의 먹 다루는 솜씨와 경지를 실감케 한다.

Window ∞ Scenery 7 (50.7x50.7cm)x10 아사천, 캔버스, 한지에 수묵 2023
Window ∞ Scenery 7 (50.7x50.7cm)x10 아사천, 캔버스, 한지에 수묵 2023

한편 탁현규 미술사학자는 이번 전시회와 관련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감상자는 자신의 창밖을 다시 발견하게 되고 창밖 풍경을 담아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 순간에 화가의 뜰에서 감상자의 뜰로 공간이동이 일어나고 이것이 그림 감상의 즐거움이 된다. 작가의 그림에는 감상자의 공감(共感)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