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 교수
이 민 교수

최근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충격과 반전의 드라마를 쓴 이는 아마도 한국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인 안세영(21)일 것이다. 세계 랭킹 1위인 그녀는 결승전에서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21로 제압하고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다. 첫 게임은 이겼지만 막바지에 슬개건 부상을 입어서 두 번째 게임에 패했다. 모두들 세 번째 게임에서 질 거라는 예상(안 선수의 어머니와 일부 관중은 게임을 포기하라고 외쳤다)을 깨고 압도적 기량으로 218로 이겨서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그녀는 경기 후에 오른쪽 무릎이 '' 소리가 나며 고통스러웠지만 걸을 정도는 돼 포기하지 않고 정신력으로 경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겉으로는 부상의 투혼과 끈기, 그리고 극강의 인내를 보여준 정신력의 승리이지만, 안으로는 두 번째 게임을 내주면서도 상대 선수의 빈자리를 공략하여 많이 뛰게 하며 체력을 고갈시킨 전략의 승리이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그녀가 언급한 대로 내 연습량을 믿었다는 점이다.

운동선수에겐 연습량이 중요하다. ‘연습량에 대한 자신감도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연습의 콘텐츠와 훈련의 질이다. 그녀는 코트 앞으로 찍어 넘기는 헤어핀과 코트의 먼 지점으로 보내는 하이클리어 등과 같은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훈련을 거듭했다. 또한, 효과적인 수비를 위해 어떠한 공격도 다 받아내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공을 받아내는 연습과 셔틀콕의 낙하지점을 정확히 계산하여 강약 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공격 전술을 훈련했다. 자신이 잘하는 패턴을 반복 연습하는 평면적인 훈련보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여 급기야는 자신의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창조적인 훈련으로 압도적 기량을 완성했다. 이것이 바로 방송 해설자들이 ‘AI 안세영이라고 칭송하는 이유이다.

어린아이들이 케이크를 먹을 때 두 부류가 있다. 머리 나쁜 아이는 달콤한 초콜릿부터 먹어버려서 나중에는 빵만 남겨둔다. 반면에, 머리 좋은 아이는 맛없는 부분부터 먼저 먹고 마지막에 초콜릿을 먹는다. 마치 공부 못하는 아이가 낮에 놀다가 밤늦게나 아침에 숙제하고, 잘하는 아이는 학교에서 오자마자 숙제부터 하고 나중에 노는 이치와 같다. 어리석은 인생은 젊어서 좋은 것을 먹어치우고 나중 말년에는 비참한 것만 남겨둔다. 지혜로운 인생은 나중의 영광을 위해 고통을 기꺼이 감수한다. 승리를 위해 즐거움을 잠시 유보하는 인생은 아름답다.

히브리서 122절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의 비결이 나와 있다.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영국의 퀘이커교 지도자이며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연방의 설립을 감독한 윌리엄 펜(William Penn, 1644~1718)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No Pain, No Palm; No Thorn, No Throne; No Gall, No Glory; No Cross No Crown.” (고통 없는 승리는 없다; 근심 없는 권력은 없다; 쓰라림 없는 영광은 없다; 십자가 없는 면류관은 없다.)

특히, 안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고통을 이겨냈다고 말하여 온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21세의 선수가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말하다니! 그녀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과 절실함을 넘어서 신약성경이 말하는 크로노스’(kronos, 객관적 의미의 시간, 사람의 시간)카이로스’(kairos, 주관적 의미의 시간, 하나님의 시간)를 떠올리게 한다. 결승전에서 상대와 동일한 크로노스를 지나면서도 자신만의 투혼과 특유의 승리 방정식으로 카이로스를 창조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을 감동시킨 것은 최근 아시안게임 후 많은 방송 출연, 인터뷰, 광고 등이 들어와서 감사하지만 여러분들이 아는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 안세영입니다.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잘 이겨나가며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입니다.”라고 말한 대목이다. 그녀는 금메달로 그 흔한 자아도취에도 빠지지도 않았고, 주변의 칭찬에도 교만하지 않았다. 그것도 이제 갓 20세가 넘은 어린 나이에 말이다. 이것이 21세 안세영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깊고 넓은 교훈이다. 안세영 선수는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위해 또 다시 담금질에 들어갔다. 그녀는 십자가를 참으사의 예수의 복음으로 즐거움을 유보하고 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그녀가 독실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이다. 정말로 다행이다.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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