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 교수
이 민 교수

무엇이든지 다 파는 가게라는 이름의 가게가 있었다. 한 사람이 찾아와서 가게 주인에게 말했다. “권력과 명예를 사러왔습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주인은 웃으면서 말했다. “얼마든지 드리지요. 그런데 우리 가게에서는 구하는 것을 그대로 드리지 않고 다만 씨앗으로만 드립니다. 이 씨앗을 가져다가 정성껏 잘 가꿔보세요.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권력과 명예를 얻게 될 것입니다.”

카페 브랜드 중에 ‘Coffee Smith’가 있다. ‘Smith’는 영어 동사 ‘smite’에서 나왔다. ‘때리다, 내리치다의 뜻이다. 원래 Smith를 가진 사람들이 대장장이들이었다. 추후 자연스럽게 영국과 미국의 영어 성 ‘Smith’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고전 경제학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Smith, A., 1723~1790)와 구글의 대표이사 회장이었던 에릭 에머슨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1955~)가 있다. 독일에서도 같은 어원이 사용되어진다. 같은 명칭의 독일 퍼즐회사, 만년필회사가 있으며. 서독의 5대 총리였던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 1918~2015)처럼 독일어 Schmidt라는 성에도 적용되었다. 그만큼 인생에서 두드려 내려치는연단과 담금질이 중요하다는 증거이다. ‘두드려져야정금(正金, pure gold) 인생이 나온다. ‘많이 맞아야명품 순금인생이 탄생한다. 이것이 성경의 복음이다.

마태복음 19장에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누가 구원받습니까?’ 예수님의 대답은 이렇다. “사람은 할 수 없으나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19:26)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에 비유하시며 메시지를 주신다. 그리스도인은 천국에 들어갈 때는 다 내려놔야 한다. 그런데, 인간은 내려놓을 생각과 의지, 능력이 없으니 하나님이 내려놓게 하신다. 낙타의 등에서 재물과 명예, 건강,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마저 내려놓게 하시는 것이 바로 고난의 정체다. 예수 믿으면서 낙타 등 위의 돈과 명예, 권력, 자식을 내려놓지 않는 것은 기독교가 아니다. 하나님은 내 몸뚱이 하나만 남겨놓으신다. 인간은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

영국의 설교가 조지 폭스(George Fox, 1624~1691)의 명언이 있다. “마귀도 병들면 천사가 된다.” 악한 사람도 병들어 누우면 착해진다는 뜻이다. 건강해서 문제가 더 될 수 있다. 성공해서 더 문제가 된다. 작은 성공이 큰 미래를 망치는 법이다. 그래서 질병이 때로는 복이다. 실패가 복이며 고난이 복인 것이다.

배우 이하나는 2022 KBS 연기대상에서 장편 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2022년에 참 많이 울었다. 개인적으로 항상 힘든 일은 있었지만 면역이 없는 것처럼 나를 새롭게 힘들게 했다내가 가장 잘한 일은 예배당에 나가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일이었다. 우리의 지금 이 고난은 결국은 지나가는 것이며 이것을 잘 견뎌냈을 때 그 고통 모두를 능가하고도 남을 영원한 영광을 우리에게 이루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소감이 고린도후서 417절과 로마서 818절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시인 장석주(1955~)대추 한 알은 대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온갖 고난과 시련이 필수적임을 말해준다. 이 시는 2005년 광화문 교보빌딩 외벽에 걸개로도 소개되어 국민 애송시가 되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언어의 연금술사인 오스트리아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의 시 구절처럼 주여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 맛이대추를 익게 한다. 고난에서 명작이 나온다. 무지개를 보려면 비바람을 먼저 견뎌야하는 법이다.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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