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영 상임논설위원.
정서영 상임논설위원.

프란시스 베이컨에 따르면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이 있다. 오래 말린 땔나무와 오래 묵어 농익은 포도주, 믿을 수 있는 옛 친구, 그리고 읽을 만한 원로작가의 글이다. 이처럼 오랜 세월 가진 풍파에도 견뎌내며 오늘에 이른 것들의 가치는 값으로 매길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계에도 오래된 친구가 있다. 바로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을 위해 개혁과 갱신의 목소릴 높이고, 두 팔 걷고 하나님 나라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기독교한국신문>이다.

2012114일 교계 언론 홍수 속에서 우려와 걱정 속에서 돛을 올린 <기독교한국신문>이 어느덧 창간 11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언론 환경의 변화로 인해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기도 했지만, 정론직필의 기치만큼은 내려놓지 않았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세상에 드러내기 부끄러웠던 부분까지 속 시원하게 들춰내 한국교회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게 해준 노력에도 감사한 마음이다. 특히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오직 주님의 말씀대로 펜을 들어 독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며, 기독교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강단에도 엄지를 치켜세운다. 여기에 더해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회사의 대표로서 교계의 원로로서 중심을 잡아준 발행인 겸 편집국장 유달상 장로의 노고와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하나 된 마음으로 <기독교한국신문>의 노를 저었던 직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럼에도 오늘 <기독교한국신문>에게 바라는 것이 많다. 그동안 개혁과 갱신의 목소릴 수없이 외쳐왔지만, 여전히 한국교회의 앞날은 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세속주의와 맘몬주의에 빠져 위상을 잃어버렸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교회의 환경 자체를 과거와는 크게 변화시켜 놓았다. 우려와 걱정으로만 그칠 줄 알았던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 처했다. 따라서 주마가편이라는 말처럼, <기독교한국신문>이 지금까지도 잘해왔지만, 앞으로 더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위해 달리고,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처럼 이 땅 위에서도 온전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기독교 언론으로서 무거운 짐을 짊어주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 연합과 일치, 부흥과 성장을 위한 푯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무엇보다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지키는데 전력을 다해주길 바란다. 특히 생명, 정의, 사랑, 평화를 모토로 창간된 본질을 잃어버리지 말고, 오직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가 강물처럼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국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정론지로서의 길을 걷길 소원한다. 또한 옳고 그름을 추호의 거짓 없이 분별하고, 의로서 행하는 정직한 지팡이가 되고, 현장에서 발로 뛰어 생동감 있는 뉴스를 전달하는 부지런한 일꾼이 되며, 기독교언론지로서 온 누리에 복음을 전달하는 믿음의 열쇠로서,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길 소망한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한국신문>이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있는 각종 갈등을 해소시키는 중재자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길 바란다. 남북갈등과 세대갈등, 남녀갈등, 빈부격차, 노사갈등, 종교 갈등 등 이 사회의 온갖 분열과 갈등의 고리를 끊는데 앞장서고,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의 훈풍이 불 수 있도록 이 나라와 민족을 하나 되게 하는데 힘써주길 원한다.

더불어 어린이와 어르신, 여성,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을 대변하는 언론매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이들이 사회적, 종교적인 침해를 받지 않고 한 인격으로서 존중받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길 요청한다.

<기독교한국신문> 창간 11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 위해 정론직필 해주길 바라며, 한국교회와 함께 동반 성장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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