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민 교수
이 민 교수

미국의 사격선수인 맷 에몬스(Matt Emmons, 1981~)2004년 아테네 올림픽 50미터 소총 경기에 참가하였다. 이 부분 세계랭킹 1위인 그에게 많은 관중들은 금메달을 딸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초반부터 2위와의 격차를 벌려나가며 단 한 발만 남겨두었다. 최소 8.1점만 나와도 금메달이었다. 그는 평소와 같이 방아쇠를 당겼고 탄환은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표적을 제대로 맞추었지만 엉뚱한 표적을 쏘아서 0점 처리가 되어 금메달은 날아가고 8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2번 레인에 서서 다른 선수의 3번 레인 표적을 쏜 것이다. 마지막 한 발이 경기의 운명을 뒤집은 것이다.

어리석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단지 그 어리석음으로 남에게 이용당하는 사람과 당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어리석음을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마태복음 721~29절에는 예수께서 두 건축가, 즉 바위 위에 집을 지은 지혜로운 사람과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을 비교하며 복음을 설파하신다. 두 건축가의 가치는 홍수와 비바람에 의해 결정되어진다. 결론은 26절의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이는 우리에게 몇 가지 교훈을 던져준다. 먼저, ‘열심이 전부가 아니며 방향성이 중요하다. ‘열심히표적을 향하여 화살을 쏘지만 엉뚱한 표적을 겨누면 헛된 결과만 낳을 뿐이다. 그리스도인이 열심히신앙생활을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열심이 아닌 인간만의 열심으로만 채워지면 결국은 하나님 나라에 도달하지 못하고 인본주의에 머무르고 만다. 또한,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근본적 차이는 기초라는 사실이다. 반석위에 집을 짓는지, 모래위에 집을 짓는지 그 기초가 관건이다. 영원한 생명의 복음에 기대어 살 것인지, 허탄한 세상의 가치에 매몰될 것인지의 차이이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은 홍수와 비바람 등 고난과 재난에 의해 드러나며 마지막 심판의 때에 완성된다. 구약의 아브라함과 요셉, 그리고 다윗이 그랬다. 신약의 베드로와 사도바울도 실수와 고난을 통해 각각 예수의 제자와 사도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지혜와 어리석음의 본질적 차이는 말의 의도를 간파하느냐 아니냐에 있다. 어리석은 자는 말의 의도에는 관심이 없고 말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어 말꼬리를 잡고 늘어진다, 현상에만 초점을 두고 본질은 지나친다. 개에게 돌멩이를 던지면 개는 돌멩이만 보고 달려간다. 하지만, 사자는 돌멩이를 던진 사람을 보고 달려든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그가 말하는 의도와 본질을 읽어야 한다, 나뭇가지가 아닌 나무의 뿌리를 캐는 것이 중요하다.

옛날에 독장사를 하는 한 홀아비가 있었다. 그는 독을 지고 가던 중 지게를 받쳐놓고 쉬면서 생각하였다. ‘이 독을 산 값의 두 배를 받고 팔아야지. 그런 다음 그걸로 다시 두 개의 독을 사고, 그걸 두 배의 값을 받고 또 판단 말이야. 그런 다음 독을 네 개 사서 다시 두 배의 값을 받고 팔면 여덟 개가 되고.’ 그가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해보니 부자가 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그는 수백 개 되는 독을 팔아 집과 전답을 샀고, 미인을 아내로 맞아 아들딸을 낳았다. 그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가자 기분이 좋아져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무언가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에 그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그것은 지게가 넘어지면서 그가 받쳐놓은 독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였다. 이것이 독장수셈’(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계산을 하거나 헛수고로 애만 씀을 이르는 말)의 유래이다.

큰 바보는 과거를 너무 많이 생각하고, 조금 바보는 미래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서양 격언이다. 그리스도인은 지나간 과거에 겪은 다사다난한 일을 하나님의 은총적 계기로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 더불어, 다가오는 미래를 막연한 긍정주의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두지 않고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에 맡기는 복음 제일주의로 살아야 한다. 복음과 상관없는 희망’(希望)을 품지 말고 하나님이 약속한 소망’(所望)으로 사는 것이다. 이것이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에 새겨야 할 지혜자의 복음이다.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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